아이코스로 시작한 궐련형 전자담배. 블레이드가 부러져서 급하게 릴을 구입하여 사용하다 아이코스 블레이드를 교체하고 병행하던 중, 편의점 매대에 MIIX라고 써 있는 담뱃갑을 보고 궁금해하다 호기심에 뒤늦게 릴 하이브리드를 구입해봤다. 기존 릴 플러스나 아이코스의 흡연감에 액상형 전자담배의 풍부한 무화량이 접목된 형태일까 싶어서 기대했는데, 형태로는 그렇긴 한데, 결론적으로, 실제 효과는 그러하지 못하다.
상자의 크기나 모양새는 릴 플러스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릴 하이브리드의 종류는 색상에 따라 블랙과 로즈골드 이렇게 2종이었는데 그 중 로즈골드로 선택했다. 구성은 아래 사진과 같이 배터리를 겸한 릴 하이브리드 기기 본체와 그 아래 청소용 클리닝 스틱, 충전기와 케이블, 액상 카트리지 1개.
릴 하이브리드 기기의 색상은 로즈골드라고는 하였으나 그냥 골드에 가까웠다. 아이폰 6S 플러스의 로즈골드의 색감을 생각했었는데 많이 달랐다.
위 사진과 같이 액상 카트리지를 본체에 장착한 후에 뚜껑을 덮고, 담배를 끼워 사용하면 된다. 사용하는 것이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었는데 액상 카트리지를 끼우는 것 외에는 릴 플러스와 다를 것 없이 상식적인 사용법에서 벗어나는 것이 없어 어렵지 않았다.
버튼을 3초 정도 꾹 누르면 LED에 불빛이 켜지면서 작동 시작, 3분 50초 동안 또는 14모금까지 작동되고 꺼진다. 작동이 멈추기 전 진동이 한 번, 완전히 끝나면 두 번의 진동이 울려 작동 여부를 알려준다. 흡연 후에는 릴 플러스처럼 돌려빼거나 하지 않고 그냥 쑥 잡아빼면 된다.
릴 하이브리드 전용 담배인 MIIX의 생김새는 위 사진처럼 생겼다. 기기에 꽂으면 MIIX라는 글자 아래 부분까지 들어간다. 그 윗쪽에 담배 향의 종류가 써있고, 만일 구슬이 있어 깨뜨릴 수 있는 종류라면 동그라미 그림이 추가로 그려져있다. 기기로 들어가는 쪽 끝부분은 특이한 삼발이 모양의 공간이 깊게 나 있는데, 액상 카트리지의 글리세린을 가열하여 생기는 수증기가 저 구멍으로 들어가면서 담배향과 함께 흡입되는 것으로 보인다. 쇠꼬챙이로 담뱃잎을 쑤시지 않는다. 릴 하이브리드 기기에 다른 히츠나 핏을 끼워 사용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MIIX를 뜯어서 해체해보니 일부 부분에 담뱃잎이 들어가 있는 것이 보인다. 흡연이 끝난 후 꺼내보면 담뱃잎이 들어있는 부분이 가열되어 변색된 것을 볼 수 있다.
릴 하이브리드를 사용해본 소감을 정리하면 이렇다.
1. 궐련형이라고는 하나, 그냥 액상형 전자담배다.
흡입하는 수증기는 아이코스나 릴 플러스처럼 뜨거워진 블레이드나 쇠꼬챙이가 담뱃잎을 직접 가열하여 찌는 방식이 아니라 액상을 가열하여 생기는 수증기가 담뱃잎 사이를 통과하면서 향을 입히는 수준이어서 타격감이라고 표현하는 목넘김 느낌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3-4모금 이후에는 담뱃잎에서 조금씩 니코틴이 우러나오는지, 타격감이라 할만한 느낌이 점차 생겨나기는 하지만 약하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이용하다가 너무 담배같지 않은 느낌에 궐련형 전자담배로 넘어온 나로서는 매우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2. 담뱃잎 찌꺼기가 나오지 않아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다.
깔끔한 것은 장점이다. 청소가 거의 필요없을 것 같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담뱃잎을 위아래로 아예 둘러싸고 있는 데다 담뱃잎을 꼬챙이로 쑤시고 빼고 하지 않으니까 담배 찌꺼기가 나올래야 나올 수 없는 구조다.
3. 아이코스나 릴 플러스 사용 시 궐련형 전자담배 특유의 곡물 삶는 냄새가 안 난다.
담뱃잎이 조금밖에 들어있지 않는데다, 직접 가열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냄새가 안 날 수 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릴 하이브리드 전자담배는 '궐련형'이라고 쓰고 '액상형'이라고 읽는다. 액상형 전자담배의 맛과 목넘김 느낌이 괜찮고 잘 맞는다면, 차라리 그냥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것이 유지비용 차원에서 훨씬 낫다. 만일 누구라도 처음 내가 가졌던 기대감과 같은 생각으로 릴 하이브리드를 구입한다면 100% 후회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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