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어린이가 꼭 알려주고 싶은 열 가지

1. 나는 어린이에요.
   - 자폐는 내가 가진 다양한 개성 중 한 부분일 뿐이에요. 이것만으로 나를 판단하고 규정하지 말아주세요.
   - 나는 아직 어린이에요. 앞으로 내가 어떤 능력을 갖추게 될지 아직 아무도 모르는데, 나를 한 부분만으로 판단한다면, 자폐 때문에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아예 기회조차 주지 않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어요. 
2. 나의 감각은 무척 예민해요.
   - 감각이 예민한 나는 일상에서 여러분이 아무렇지도 않게 느끼는 빛과 소리, 냄새와 맛, 촉감들이 고통으로 느껴져서 굉장히 견디기 힘들 수 있어요.
   - 그래서 어떨 때는 수줍음이 심한 것 같다가도 어떨 때에는 너무 흥분해서 폭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요.
   - 이것은 나를 해칠 것만 같은 주변의 자극으로부터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에요.
3.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은 달라요.
   - 나는 사람들의 말을 일부러 안 듣는 게 아니라 이해하지 못하는 거예요.
   - 최대한 쉬운 용어와 간결한 표현으로 알기 쉽게 말해주면 이해하고 생각하고 행동하기가 더 편리해요.
4. 나는 구체적으로 생각해요. 말을 글자 그대로 해석해요.
   - 속담이나 관용어, 두 가지로 해석되는 말, 함축적인 의미, 은유, 비유, 넌지시 하는 말, 비꼬는 말
   - 이런 말들은 들어도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워요.
5. 나는 의사소통하려고 애쓰는 중이에요.
   - 나는 내 의사를 여러분에게 전달하기 어려워요. 느낌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기 때문에 나의 몸짓에 신경써주세요.
   - 유창하게 말을 잘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지만 이건 책에서 읽거나 텔레비전에서 들었거나 다른 사람이 했던 말을 외워서 하는 거에요.
   - 사람들은 나에게 말을 걸면서 내가 대답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필요한 말을 여기저기서 읽거나 듣고 기억해두죠. 사람들은 이렇게 사용하는 말을 '반향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나는 이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대답할 말을 생각해야 하는 어려움을 반향어가 덜어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6. 이미지! 난 시각에 의존해요.
   - 나에게 어떤 일을 가르쳐주려면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는 직접 보여주는 것이 좋아요. 여러 번 반복해서 보여주면 배우기가 더 쉬워요.
7. 할 수 없는 것보다 할 수 있는 것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 나를 능력이 부족하다거나 고쳐야 할 점이 많은 아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분위기 속에서 내가 무엇을 열심히 할 수 있을까요? 무얼 해도 좋은 말을 못들을 게 뻔하다면 어느 누가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겠어요.
   - 할 수 없는 것보다는 할 수 있는 것을 눈여겨보고 격려해주세요. 그러면 잘할 수 있는 게 더 많아져요.
8. 친구를 사귈 수 있게 도와주세요.
   - 나도 다른 아이들과 놀고 싶지만 아이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놀이에 끼어드는 방법을 몰라요. 
   - 다른 사람의 얼굴 표정이나 몸짓언어, 감정을 알아볼 수 없어요. 그래서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당황스럽게 만드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는데, 그건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에요. 
9. 분노발작의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하세요.
   - 분노발작이 일어날 때, 잘 모르는 사람은 내가 함부로 짜증을 부리거나 화를 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가 그러는 건 감각이 과도한 자극을 받았거나, 그동안 쌓인 긴장이 한계를 넘어섰을 때예요. 그럴 때 나는 굉장히 고통스럽고 무서워요. 
   -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은 의사소통의 방식 중 하나라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행동으로 드러내 보이는 거예요. 특히 어떤 행동이 반복된다면 거기에는 뭔가 분명한 원인이 있어요.
10. 나를 무조건 사랑해주세요.
    - 장차 내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마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는 아무 것도 되지 못하겠죠. 하지만 내가 자립적인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면, 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잘 해낼 수 있어요.
    -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주세요. 나의 변호인이자 친구가 되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