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육에서 인성교육이란 ‘학생들의 바람직한 인성을 함양하려는 교육’이다. 그런데 실제로 ‘바람직한 인성’의 의미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만큼이나 넓고 모호하여 파악하기 쉽지 않다. 국어사전에서는 인성의 의미를 ‘사람의 성품’, ‘각 개인이 가지는 사고와 태도 및 행동 특성’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인성교육에서는 인성을 한 개인의 ‘성격’이라는 가치중립적인 의미보다는 개인적,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개인의 특성들이 통합된 상태를 말한다. 인성교육에서의 인성은 지덕체(智德體), 지정의(知情意)가 고루 발달한 ‘전인성’이나 바람직한 ‘인격’ 등과 같은 가치지향적인 용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인성에 대한 논의의 역사는 길다. 우리의 경우에는 일찍이 유교적인 교육적 전통에서 성리학의 인성론이 교육과 관련하여 활발하게 논의되었고, 서양의 경우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덕(德) 윤리학을 토대로 품성으로서의 덕 교육에 대해 논의해 왔다. 이러한 고전적인 논의들은 1960년대의 자유주의적 도덕교육론이 퇴조하고, 덕 윤리(virtue ethics)의 부활과 인격교육 운동이 전개되면서 현대에 다시 조명되고 있다.
‘인성’이라는 용어가 다양한 역사적, 이론적, 사회적, 교육적 맥락에서 쓰여 왔기 때문에 그 개념이 의미하는 범위와 깊이를 특정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교육의 상황에서 쓰이는 ‘인성’의 의미도 모호하여 관계자들에게 혼란을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거의 모든 교사들이 자신은 이미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을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런 만큼 오늘날 교육에서 강조하고 있는 ‘인성’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인성과 인성교육의 의미는 이미 확정된 것이라기보다 시대적 변화와 사회적, 교육적 상황에 따라 강조점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바람직한 인간의 육성이라는 교육 목적의 실질적인 의미가 시대적, 사회적 맥락에서 구체화되는 것과 유사한 논리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인성의 개념 정의는 관련되는 이론적 배경에서 의미가 규정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인성의 핵심 요소를 도덕성에 두는 입장에서는 윤리학적, 철학적 관점에서 정의되는 ‘인격’의 개념이 인성교육에서 초점을 두어야 할 의미라고 본다.
인격이라는 말의 뜻은 사람으로서의 됨됨이, 사람의 품격을 말하며, 개인의 지(知), 정(情), 의(意) 및 육체적 측면을 총괄하는 전체적 통일체(統一體)를 지칭한다. 인격은 도덕적 행위의 주체를 뜻하기도 한다. 인격교육은 학교에서 다양한 교육활동과 학교생활 경험을 통해 이루어지되 그것이 통합적으로 한 개인의 성품에 작용하여 인간으로서 바람직한 성향을 형성한 상태,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道)를 알고 실천하는 상태를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교육을 뜻한다. 달리 표현하면, 인격교육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단지 지식과 기술을 배우고 상급학교 진학이나 장래의 진로를 개척하는 것을 넘어, 궁극적으로 바람직한 인격을 갖춘 훌륭한 인간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한편, 한 개인의 ‘행복한 삶’에서도 인격적 자질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셀리그만은 긍정심리학이라는 영역을 개척하여, ‘행복한 삶’ 에 긍정적 정서가 미치는 중요성을 연구하였다. 그리고 인간의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로 ‘인격 강점’을 주장한다. 이들에 의하면 인격 강점은 개인이 긍정적인 성과를 달성하도록 돕는 데 구체적인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서, 인격 강점으로서 지혜, 용기, 인간애, 정의, 절제, 초월성(영성) 등의 덕목이 제안된다. 긍정심리학에서 말하는 인격 강점이 실질적으로 기존의 인격교육에서 함양시키려고 하는 덕목들과 같은 것임을 볼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를 중심으로 긍정심리학적 접근을 활용하여 행복 교과서를 만들고 이를 토대로 소위 ‘행복 교육’을 통해 인성교육을 실시하는 사례들도 있다.
천세영 등은 우리 학교에서 추구해 나가야 할 인성의 세 가지 차원과 핵심역량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 바 있다. 첫째, 도덕성 차원이다. 정직, 책임과 같은 핵심 덕목을 내면화해야 하고, 다양한 윤리적 상황에서 중요한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를 인식하고 판단하는 능력과 책임 있는 의사 결정을 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둘째, 사회성 차원이다. 공감, 소통과 같은 능력을 개발하여 다양한 상황과 장소에서 타인의 생각, 감정, 관점을 이해․파악하고, 타인과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유지하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감성 차원이다. 긍정, 자율과 같은 심리적 특성을 개발하여 자신의 강점, 약점, 흥미, 능력 등을 파악하며, 개인적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달성을 위해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조절하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천세영 등의 인성의 정의는 도덕성과 사회성 그리고 감성이라는 세 가지 차원을 설정한 점이라든가 덕목과 역량을 통합시켜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우리 학교의 인성교육에서 추구해야 한 인성의 의미로서 적절성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 교육에서 추구해야 하는 인성의 의미는 이상과 같은 선행 연구 결과들과 학교폭력 문제 등 오늘날 청소년들이 부딪치는 문제를 극복해 낼 수 있는 인간다운 품성과 역량, 그리고 미래사회에서 바람직한 삶을 영위해 나가기 위해 요구되는 품성이라는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즉, 인성교육에서 추구하는 인성은 “인간다운 바람직한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도덕성과 시민윤리를 바탕으로, 인간의 참된 본성과 전인성의 토대 위에 미래 사회를 위한 도덕적, 사회적, 감성적인 소양을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해 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의미의 인성을 길러내야 하는 인성교육의 개념을 인성교육진흥법 제2조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인성교육"이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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