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기탈리스(Digitalis)는 현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로, 루마니아, 발칸반도 등의 유럽지역이 원산지다. 기다란 종 모양의 꽃으로 이 때문에 '장갑의 손가락'이라는 뜻의 라틴어 'digitus'에서 유래한 이름을 갖게 됐으며, 학명 'Digitalis purpurea' 도 '손가락 모양으로 피는 보라색 꽃'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영국에서는 여우장갑처럼 생겼다고 해서 'fox glove'라고 부르기도 하고, 프랑스에서는 '노트르담의 종'으로 부르기도 한다. 심장질환을 치료하는 약으로 사용하기도 했기 때문에 '심장풀'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풀 전체에 짧은 털이 나 있으며, 줄기는 곧게 선 모양으로 최대 약 1m 정도의 높이로 자란다. 잎은 길이 약 7cm~15cm의 난상 타원형인데, 어긋나고, 잎 가장자리가 물결같은 톱니모양이며, 잎자루는 줄기 위쪽으로 갈 수록 짧아지는 모양새다.
디기탈리스의 개화시기는 5~6월이며 7~8월까지 핀다. 종처럼 생긴 통꽃이 한데 모여 피는데, 대체로 분홍색이나 보라색이 많지만, 요즘은 개량을 통해 노란색이나 흰색, 빨간색 등 다양한 색이 있다고 한다. 꽃잎 안쪽에 반점이 있고, 꽃부리가 뒤로 조금 말려있으며 꽃받침잎은 5갈래로 갈라져있다. 수술은 총 4개인데, 이중에서 2개가 더 길다. 골무꽃처럼 한쪽 방향을 향해 달리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디기탈리스는 심장 관련 질병에 특효를 갖고 있는 약재로 많이 사용되어 왔지만, 독성이 매우 강하여 잘못하면 사망에 이를 정도라고 한다. 실제로 옛날에 약초로서 직접 사용할 때에는 과다 투여에 의한 사망사고가 많았다고 전해진다. 오늘날에는 환자의 혈중농도를 측정하여 투여량을 조절하거나, 이뇨제를 같이 투여하여 독성 물질을 몸밖으로 배출을 유도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부작용을 줄이는 방법을 사용하므로 부작용 없이 쓸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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