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버그(Lawrence Kohlberg)는 도덕을 ‘도덕 판단에 기초를 둔 의사결정’이라고 정의했다. 도덕 발달이란 사회적 선과 악에 대한 가치 규정적 양식이다. 도덕적 갈등상태를 해결하고, 개인에 의해 내면화된 사회적 행위 상의 일련의 문화적 준칙으로 정의하여 기본적인 문화적 준칙을 내면화해 나가는 과정에서의 성장이라고 했다. 또한, 도덕성을 도덕 행위를 할 수 있는 능력 또는 성향으로 여겼다.
철학적 측면에서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칸트, 롤즈 등의 영향을 받았고, 심리학적 측면에서는 도덕 발달 및 판단에 관한 피아제의 인지적 발달과 사고 추리 및 판단의 영향을 받았다. 교육적 측면에서는 소크라테스의 대화법과 듀이의 영향을 받아 교실에서 민주적인 대화법을 활용하여 도덕적인 딜레마를 생각하게 하였고, 교육을 통해 더 높은 수준의 단계를 지향할 수 있게 했다.
피아제는 도덕성 발달 단계를 전도덕성 단계, 타율적 도덕성 단계, 자율적 도덕성 단계의 순으로 3단계로 보았다. 전도덕성 단계는 4세 이하의 아이들로 규칙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단계로서, 피아제의 도덕성 발달 단계를 이야기할 때 1단계를 제외하고 2단계와 3단계만 다루기도 한다. 콜버그는 피아제가 도덕성의 발달 과정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보았다고 생각하고, 연구대상을 아동에서 성인까지 확대하여 도덕성의 발달 단계를 한층 더 체계화하여 3개의 도덕 수준과 6개의 발달 단계로 정리했다.
또한, 피아제가 자율적 추론을 할 수 있는 12세 정도의 나이가 되어야 도덕적인 성숙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한 것과는 달리, 도덕적 성숙을 원리에 의한 판단 능력으로 보고, 20대는 되어야 가능해진다고 보았다. 마지막으로 도덕 판단을 측정하기 위한 면접에서 피아제는 양자택일적 판단을 해야 하는 폐쇄형 질문을 사용했지만, 콜버그는 도덕적 갈등에 있는 딜레마 상황을 제시하여 판단하도록 하는 개방형 문항을 사용했다.
콜버그는 사람들이 도덕적 딜레마에 제시된 주인공의 상황과 행동을 개인적인 사고로 어떻게 해석하는지, 그 상황에 제시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 대해 어떻게 추리하는지, 주인공의 행동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는지, 정의롭다고 생각하는지, 마음에 드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하는 유형을 조사하여 도출된 결과를 도덕적 판단의 6단계 유형으로 구분했다.
이러한 콜버그의 발달 단계에서는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가려면 연속적인 순서를 거쳐야 한다고 하면서 위계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도덕성 발달 단계의 특성을 중심으로 콜버그는 3수준을 각각 두 단계로 나누어 총 6단계의 도덕 발달 단계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인습 이전 도덕 수준 (1~2단계)
도덕적 규칙이나 선악의 개념은 알고 있으나 인간적 의미나 개인의 내적 수준이 아니라 행위의 쾌락적 결과, 또는 도덕적 규칙을 강요하는 사람의 힘이나 권력에 의해 도덕적 판단을 하게 된다.
■ | 1단계 | 처벌 및 복종 지향 단계
1단계는 도덕적 규칙이 자신을 포함한 사람들이 상호 간에 합의를 본 것임을 깨닫지 못하고 행위의 외부적 결과만으로 도덕적 판단을 하며, 벌이나 고통을 피하려고 명성이나 권위에 대한 자기중심적 복종으로 도덕적 행동을 하는 단계이다. 규칙이 가지고 있는 의도나 그것이 만들어진 동기 또한 전혀 이해하지 못하며 상호관련성도 이해하지 못한다. 제1단계의 도덕성은 자아 중심적 관심이 우세하고 남의 입장은 고려하지 못하여 타인이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다는 인식이 없다. 행동의 옳고 그름은 그 행동의 외적 결과에 의해서만 판단되며 동기나 의도는 고려하지 않는다. 부모나 교사 등 권위자의 견해와 본인의 견해가 분화되어 있지 않다.
■ | 2단계 | 욕구 충족 수단 단계
제2단계는 자기 자신과 마찬가지로 타인도 같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며 올바른 행위를 그 자신들이 욕망을 충족시키는 행위로 생각하여 인간관계를 일종의 교환관계로 간주한다. 공정성이나 상호성, 공정한 분배 등의 개념이 나타나지만, 실용적인 관점에서 비롯된 행위이다. 행위의 물리적 형태나 결과를 행위의 인간적 필요와 구분하고 행위의 도덕적 가치를 중시한다. 제2단계에서는 구체적인 대상에 대한 개인주의적 관점이 우세하다. 본인의 흥미, 이익, 관심을 권위자의 것과는 구분을 지을 수 있을 만큼 성숙하여 있고 자기 이득을 위한 수단으로서 남과의 거래를 전개한다. 이때 남에 대한 공정한 규칙 적용을 도덕의 전부인 것처럼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인습적 도덕 수준 (3~4단계)
개인이 가정이나 집단 그리고 국가의 기대를 따르는 것은 그것의 즉각적인 결과와는 상관없이 그 자체로서의 가치를 가진다. 인간은 자기 기대나 사회의 질서에 단순히 동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충실히 따르고자 하며 질서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유지하여 정당화하고 그 질서에 관련된 개인이나 집단과 자신을 동일시한다.
■ | 3단계 | 대인관계 조화 단계
3단계에서 올바른 행위는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주고 도와주는 행위이므로 타인이 승인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갖는 어떤 생각과 기대를 다른 사람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 그런 이유로 다른 사람들의 비난이 두려워 도덕적 행위를 하기도 한다. 제3단계에서의 도덕성은 다른 사람들과의 긍정적인 관계를 수립하고 유지해 나가기 위한 도덕성을 갖기 때문에 법에 위반되는 행위도 상황에 따라 용서나 정당화될 수 있다. 또한, 제3단계에서는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에 맞추려고 노력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경우도 있으나 아직 추상적인 사고를 못 해서 더 일반화된 타인에 대한 개념과 관심이 생겨나지 못한다.
■ | 4단계 | 사회질서 준수 및 권위 유지 단계
4단계에서는 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끼리도 법으로 유대 관계를 맺고 법으로 사회 전체가 유지되고 각 개인은 법으로 시민의 권리와 의무를 지게 되며, 법에 대해서 한 사람이라도 예외를 허용한다면 사회가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올바른 행위란 기본적인 규칙에 의해 정의되어 의무를 수행하는 행동, 권위를 존경하는 행동, 주어진 사회 질서를 그 자체로서 유지하려는 행동이다. 도덕적으로 옳은 것은 사회에 대한 의무를 다하고 사회 질서를 지키며, 사회의 복지를 유지하는 데 공헌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가 부과하는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여긴다. 도덕적으로 옳은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사회, 집단 또는 자신이 속한 기관을 그 전체로서 유지 발전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인습 이후 도덕 수준 (5~6단계)
도덕적 가치나 원리가 가치를 표방하는 개인이나 집단의 권위 또는 자신과 그 집단과의 유대와는 관계없이 그 자체로서 타당성을 가진다고 생각하는 수준이다. 이 수준은 새롭고 좋은 법을 제정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
■ | 5단계 | 사회계약적 원리 지향의 단계
5단계에서의 올바른 행동은 개인의 기본 권리에 비추 모든 사회가 비판적인 합의에 도달한 도덕 기준으로 정의되는 공리주의적 경향이 있다. 개인 가치의 상대성을 인정하면서도 합의하는 방법상의 원리를 강조한다. 법적 관점이 중요시되지만, 법의 사회적 유용성에 대한 합리적 고려에 따라 법도 수정 가능하다는 것 또한 중시한다. 인간은 다양한 가치와 의견을 자기 나름대로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대다수 가치와 규칙은 집단에 따라 상대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집단에 따른 상대적 가치가 그 나름대로 준수될 필요를 인정하되, 사회 계약의 원리에 따라 모든 집단에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리고 상대적 가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 가치도 존재함을 제5단계에서 인식하게 한다. 또한, 도덕적으로 옳은 행동을 하는 이유는 의무감을 바탕으로 한다. 의무감은 자신과 타인의 권리가 사회 계약적인 규칙을 준수함으로써 최대한 보호될 수 있다는 인식에서 생성되는 것이다. 가정, 우정, 신뢰 그리고 직장에서의 업무 등은 모두 사회 계약이란 대 원칙 위에서 해석되어야 하며, 타인의 권리 존중이라는 가치의 준수가 핵심적 관심으로 등장하게 된다.
5단계의 사람들은 사회계약 성립의 취지에 근거해서 사회를 바라본다. 그래서 사회계약, 사회적 합의, 객관적 공평성, 합법적 절차 등의 관점에서 사회적 문제를 통합·정리하려 하고, 도덕적 관점과 법리적 관점에서 사회의 문제를 고려할 줄 알며, 도덕적, 법리적 요소가 서로 갈등하고 있으며, 그것을 조화롭게 해결하는 것이 수월하지 않음을 이해한다. 그래서 이 단계의 사람들은 그 법에 대해 도전적이고, 비판적인 자세로 그 법을 충분히 검토한 후에 법을 지킨다.
■ | 6단계 | 보편적 도덕 원리에 대한 확신 단계
6단계에서의 올바른 행위는 스스로 선택한 도덕원리에 따른 양심의 결단으로 행해지며, 도덕원리는 논리적으로 포괄적이고 보편적이며, 일관성 있는 것으로 공정성, 인간권리의 상호성과 평등, 개인으로의 인간 존엄성에 대한 존중 등이다. 이 단계에서는 자신이 지닌 원리를 어기는 데에서 비롯한 자책감에 대한 관심이 도덕적 행위의 동기가 된다. 도덕적으로 옳은 행위는 정의의 보편적 원리, 인권의 평등성, 인간의 존엄성과 같은 보편적 윤리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인간이 옳은 행위를 해야만 하는 이유는 보편적 윤리 원칙이 삶의 원칙으로 타당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사는 것은 보편적 윤리 원칙에 따라 사는 것 자체라고 판단한 것이다.
콜버그는 이상의 여섯 단계에서 상위 단계는 철학적으로 더 우위에 있으며, 위 단계로부터 이동되어야 하는 단계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콜버그가 말하는 성숙한 도덕적 행동은 성숙한 도덕적 사고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보았다. 이 말은 도덕적 추리로 생성된 행위만이 오로지 도덕적 영역에 속한다고 보는 것이다. 즉 올바른 도덕적 행위란 도덕적 지식의 기초 위에서 도덕적 판단을 하고 이 판단에 따른 행위가 이루어졌을 때를 말하는 것이다.
'나를 위한 공부 > 일반교육'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육과정의 의미 (1) | 2020.02.06 |
---|---|
비고츠키의 손상학 이론과 인성교육 (0) | 2020.02.05 |
자기주도학습 (0) | 2020.01.10 |
효과적인 인성교육을 위한 10가지 기본 원칙 (0) | 2019.12.31 |
토의법(Discussion) (0) | 2019.12.04 |
인성 핵심역량의 하위요소 및 지도 방향 (0) | 2019.11.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