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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공부/특수교육

유니버설 디자인을 활용한 장애인식개선교육

by 자스민차향기조아 2020. 2. 17.

https://youtu.be/KICW3xLdc1k

2006년 푸르지오 아파트 프리미엄 기능을 강조한 광고 영상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문은 어떻게 열지? 불은 어떻게 켜지? 물은 어떻게 잠그지? 그릇은 어떻게 꺼내지? 푸르지오에 가면 물어볼 게 많아집니다.

2006년도에 대우건설 푸르지오 아파트 CF에서 사용됐던 광고 카피이다. 이 광고에서는 일일이 누구에겐가 물어보아야 할만큼 듣도보도 못했던 새로운 기능을 적용한 고급 아파트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그 해 상반기 건설부문 광고 인지도에서 1위로 선정될 정도로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광고였다.

푸르지오 아파트에 살아보지 않았으니 잘은 모르지만, 사용하다보면 유용하고 편리성을 높이는 디자인이었을 것임은 분명할 것이다. 하지만 유니버설 디자인의 관점에서 봤을 때에는 그다지 좋은 점수를 얻기 어렵다. 처음 방문한 사람들이 문 여는 방법도, 불 켜는 방법도, 심지어 수돗물 잠그는 방법조차 알 수 없다니. 고급스럽고 세련된 첨단의 기술이 들어가 있는 '프리미엄'을 앞세우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불편한', '사용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디자인인 것이다.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은 '보편적 디자인',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이라고 설명된다. 연령이나 성별, 국적, 언어, 문화적 배경, 장애 유무 등에 상관없이 처음부터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과 사용환경을 추구하는 디자인을 의미하고 있다. 1970년대 R. Mace라는 건축가에 의해 처음 유니버설 디자인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는데, 그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연령과 능력에 상관없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환경과 제품을 만들기 위한 접근'으로 정의하였다.

비슷한 개념으로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와 같은 용어가 있다. 배리어 프리는 장애의 부위와 정도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장벽을 제거한 환경이나 제품을 가리키는 데 비해, 유니버설 디자인은 모든 자연적, 인위적인 장벽 요소와 무관하게 포괄적인 내용을 포함한다. 어린이에서부터 노인, 장애인은 물론 모든 사람이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 건축, 도시환경, 사회적 제도 등의 개선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훨씬 포괄적인 개념이다.

유니버설 디자인7가지 원칙을 보면 유니버설 디자인이 가지고 있는 이념이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 7원칙

 

유니버설 디자인이 왜 필요할까?

1980년대 미국에서 주창된 유니버설 디자인은 고령사회가 진행되고 있는 서구 선진국과 일본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90년대 초반 사회적 관심을 모았던 장애인보호법(The Americans with Disability Act) 제정을 계기로 건축이나 공공 서비스를 중심으로 상당 부분 정착되었으며, 고령화 속도가 빠른 일본은 가전·자동차·가구·생활용품 등 폭넓은 분야에서 유니버설 디자인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이 왜 필요할까? 오늘날 왜 유니버설 디자인에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까? 오늘날 사회복지 사회로 나아가는 방향성과 함께 비단 장애인의 활동반경 확대뿐만 아니라 고령화 추세 등으로 인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환경을 구성해야할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레 점차적으로 시력, 청력, 악력 등이 약해진다. 반사신경 등 체력의 개인차도 커지게 된다. 노인이 되었을 때 생기는 신체적 정신적 변화는 영락없는 장애다. 생애의 어느 시점에서는 모든 사람이 장애인이 되는 셈이다. 고령사회란 단순히 노인이 많아진다는 의미를 넘어서, 지금보다 더욱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이 공존하는 시대인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특징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과 서비스가 요구된다. 누구나 사용 가능한 보편성의 확보는 평등사회 구현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물리적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많은 제품과 서비스 분야에서 장애인과 고령사회에 대응한 유니버설 디자인이 개발되고 있다. 상품과 서비스를 팔아 이윤을 걷어들이는 기업의 입장에서 유니버설 디자인 추진은 사회적인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함과 동시에, 상품의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한층 더 새로운 사용자와 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방편이 되기 때문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개폐가 편리한 레버형 손잡이
뽑기 쉬운 플러그/시각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사용 가능한 손목시계
휠체어 사용자나 보행이 불편한 사람들의 원활한 승하차를 위한 자동차/계단 없는 저상버스
휠체어 사용자나 키가 작은 사람을 위한 경사가 있는 거울/왼손잡이 오른손잡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가위
키 낮은 사람이나 어린이, 휠체어 사용자 등 누구나 누르기 쉬운 긴 스위치/낮은 위치에 달린 엘리베이터 버튼

 

장애인식개선수업의 제재로서의 활용

장애인식개선수업의 목적은 학생들이 장애를 개인이 지닌 독특하고 다양한 개인차에 의한 개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지식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장애인이 나와 전혀 다른 존재가 아니라 같은 시간과 공간을 함께 공유하며 살아가는 사람임을 바르게 인식하도록 돕는 것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장애인만 특별히 편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 노인, 나아가 그 누구라도 편리하고 유용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 시설이나 제품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사용자의 연령이나 능력에 상관없이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과 사용 환경을 설계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모든 인류에 대한 평등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일종의 철학이며 응당 나아가야할 사회적 방향성을 반영한다.

우리나라는 장애인차별금지법과 편의증진법 등에 의거하여 의무적으로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장애인 편의시설이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사실은 장애인만 편리한 시설이 아니라 누구라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기에 일종의 유니버설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좀더 장애인의 이용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시행 중이지만, 중요한 것은 장애인 편의시설의 의무 설치나 확충과 같은 것들이 비단 장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학생들에게 인식시켜줄 필요가 있다.

모든 인간은 생애의 어느 시점에서는 사고나 노화로 인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장애와 다름없는 상태를 거친다. 어찌보면 지금의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은 그 장애의 발현 시점이 이른가 늦은가에 불과한 일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지금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물론이거니와, 아무런 장애가 없는 지금의 나에게도, 장차 언젠가 장애가 생길 나에게도 편리함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내가 지금 당장 장애인으로 분류된 상태가 아니라고 해서 전혀 상관없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바로 이러한 점들을 학생들에게 전달되도록 하기 위해 장애인식개선수업의 일환으로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 생활 주변의 유니버설 디자인 요소 탐색 등의 활동을 해본다면 어떨까. 만일 여건이 된다면 직접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물건을 상상하여 창안해보도록 하는 등의 활동도 좋을 것 같다. 이러한 활동 중심의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유니버설 디자인에 담겨있는 보편적 인류애와 평등에 대해 습득해갈 수 있는 계기를 부여할 수 있다.

다만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시설이나 제품을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 거의 시각장애, 청각장애, 지체장애에 한정되어 있고 지적장애나 자폐성장애를 대상으로 했다고 보여지는 사례는 거의 없다는 점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을 활용한 장애인식개선수업에 어느정도 한계는 있다. 하지만 장애 자체에 대한 학생들의 태도 개선을 유도하고자 하는 데 있어서는 나름 좋은 제재로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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