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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생각

유기 토끼 폭풍 발생.. 원인은 동대문구청

by 자스민차향기조아 2020. 6. 30.

토끼 생태에 대한 동대문구청의 몰이해로 인한 유기 토끼 폭풍 발생!!

동대문구는 지난 2019년 배봉산 둘레길에 토끼 사육장을 조성했다. 다들 알다시피 요즘이 어떤 시대인가. 인종차별, 성차별 반대에 이어 이제는 종 차별에까지 관심이 확대되어가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른바 동물권, 동물복지를 보장해야 한다는 외침이 많은 공감을 얻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가장 대표적인 동물권 침해 시설로 동물원을 들 수 있다. 교육적 측면, 멸종위기를 맞은 동물의 종 보전, 동물 생태 연구 등 동물원의 순기능을 거론하며 동물원의 존재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많지만, 애초부터 인간의 유희를 위해 만들어진 시설이었다. 고대 이집트와 중국 등의 나라에서 왕족의 취미생활의 일환으로 동물들을 잡아다가 길렀고, 이후 관람객에게 개방하면서 지금의 동물원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 

물론 지금은 예전과 달리 좁은 우리 안에 단순히 가둬놓기만 하지는 않는다. 갇혀지내는 동물들의 정신병적 행동문제 등에 대처하기 위해 동물의 원래 서식지와 비슷한 환경을 조성하려 애쓰고 행동풍부화 등에 나름 신경쓰고 있긴 하다. 하지만 어차피 완벽한 야생의 구현은 불가능하므로, 동물원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제대로 된 사육 환경 보장은 허울일 뿐이다. 원래 야생의 자연에서 본능에 충실한 삶을 살고 있어야 할 동물들이 오직 인간만을 위해 자유와 야생성을 박탈당한 채 어린이들과 젊은 커플들의 눈요기로 지내다 죽어간다.

이러한 시대정신에 조금쯤 부응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못할 망정, 동대문구는 구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철저히 유흥거리로서 동물을 이용하겠다는 의도를 전혀 감추거나 숨기지 않고 공식적으로 만천하에 밝히며 시민들의 세금으로 사육장을 조성했다. 동물의 생명을 그저 오락거리, 볼거리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인식을 여실히 보여주는 처사다.

기왕 만든 시설이면 관리라도 잘 하든가. 이 토끼 사육장은 애시당초 토끼들의 생태에 대한 동대문구청 담당자의 몰이해로 인해 엉망진창으로 운영됐다. 처음 20마리를 넣어두고 시작한 토끼가 1년 새 100마리도 넘게 늘어났다. 토끼는 한달에 한 번씩 새끼를 낳을 수 있다. 태어난지 4달만 되면 임신이 가능하다. 수컷이 암컷 토끼에게 정자를 전달하는 속도도 빠르다. 여차하면 정말 순식간에 엄청난 수로 불어난다. 오죽하면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에서는 주디가 토끼마을을 떠나는 장면에서 토끼마을 인구수가 아주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것을 표현하기도 했을까.

토끼마을 인구수.. 숫자가 막 올라감

이렇게 된 것은 모두 동대문구청의 토끼에 대한 몰이해, 또는 몰지각 때문이다. 처음부터 어처구니 없는 행정이긴 했는데, 어쨌든 만들기로 했으면 최소한 동대문구청은 당연히 토끼들의 개체 수 조절하기 위해 중성화를 시킨다든지, 암컷과 수컷을 분리하여 수용한다든지 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는데 전혀 이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개체 수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동대문구는 급기야 지난 5월, 토끼들을 구민들에게 무료로 분양하기에 이른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직접 자신의 페이스북에 토끼 분양을 이벤트로 홍보하기까지 했다. 내용을 보면 본인도 토끼의 번식력이 왕성하다는 사실을 본인도 충분히 알고 있다. 하지만 실수로 토끼가 늘었다고 인정하기는 커녕, 다산과 다복, 풍요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으니 데려가 키우라고 해맑게 권장하고 있었다.

동대문구청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토끼 분양 권고 글

결국 동대문구 곳곳에서 길 잃은 혹은 버림 받은 토끼가 여기저기 발견되기 시작했다. 동대문구청은 대략 23마리 정도를 분양했다고 밝혔지만 나중에 사육장 관리직원을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1차 분양 이후에도 분양이 이루어져 실제로는 80마리 정도 분양이 되었다고 한다. 유기된 토끼들이 속속 드러나는 마당에, 다른 토끼들은 과연 얼마나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동대문구청은 지금 사육장에 남은 토끼들은 중성화도 시키고 암수도 분리하여 사육하겠다고 했지만, 토끼 수명이 다하여 개체 수가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사육장 폐쇄로 가는 방향에 대해서는 불가론을 폈다. 이유는, "구민들의 볼거리 제공 차원에서 작은 동물원으로 토끼 사육장을 만들었는데, 만든지 이제 고작 1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폐쇄를 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핑계나 구실도 없다. 대놓고 '동물원'을 만들었다고 한다. 당당하게 구민들의 '볼거리'를 위해 생명을 함부로 취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개체 수가 줄어들면 그만큼 토끼들을 더 사다가 계속해서 집어넣겠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총선을 앞두고 동물권총선대응연대가 제시한 동물복지정책 핵심과제에 대하여 단 한 건도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었다. 집권 여당의 이런 태도와 인식으로 과연 우리나라 동물복지 분야가 얼마나 발전하고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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