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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생각

춘천시청으로부터, 소송할 수도 있다는 협박을 받았다!

by 자스민차향기조아 2020. 7. 16.

춘천시장 홈페이지 첫 화면. 춘천, 시민이 주인입니다? 말로만?

이 블로그는 누가 거의 찾아오지 않는, 나만의 공간 비슷한 그런 것이다. 이래저래 블로그 잘 하시는 분들의 블로그 보고 나도 한 번 해봐야지 하고 따라서 흉내 좀 내보고 있지만 그래 봤자 그냥 내 개인 다이어리와 다를 게 없다. 그래도 블로그라고 누가 찾아와서 댓글 달아주면 반갑고 그 사실만으로 즐겁다.

마침 스마트폰으로 댓글이 달렸다는 알림이 울려서 설레는 맘으로 열어봤더니, 춘천시청 시민소통담당관님께서 내 블로그에 왕림하셔서 친히 댓글을 달아주셨다. 그런데 내용이 심상치 않다. 잘못본 건 아닌지 눈을 비비고 몇 번을 다시 봤다. 누구라도 내가 올려놓은 글이나 자료가 불쾌하고 마음에 들지 않을 수는 있다. 예전에 전광훈 목사님 쪽에서 불쾌하다고 시비를 거는 바람에 결국 게시글 하나를 날려버려야 했던 적이 있었다. 별로 안 좋았던 기억인데, 내가 살고 있는 동네, 그것도 내가 찍어준 사람으로부터 이런 취급 받는 게 너무 너무 짜증난다.

만일 내가 시장이라면 소중한 내 동료 직원에게 인터넷 블로그 같은 거 뒤져서 나한테 불리하거나 반하는 내용이 있지는 않은지 찾아내도록 시키는 짓 따위는 절대 하지 않을 것 같다. 남사스럽기도 하고, 사실 내가 당당하면 그만인 데다, 한 지자체의 장씩이나 되어 갖고 하다못해 강원일보, 강원도민일보 쯤은 되어야지, 몇 명 들어가지도 않는 일개 평범한 사람의  인터넷 블로그 글에 신경쓰느라고 치졸하게 소송할지도 모른다고 하면서 겁이나 주고?

정작 황제의전 논란 보도한 언론들한테는 찍소리 하나 못하면서? 했나? JTBC, 축제뉴스, 뉴스한국, 뉴스비전e, 뉴시스, 뉴스1, 국민TV, 강원신문, 머니S, LG헬로비전, 채널A, 민중의소리 등등 이 언론사들한테는 나한테처럼 소송걸 수도 있으니 기사 내리라고 했을까? 궁금하네. 지금 보니 춘천시민자유연합이라는 곳에서는 심지어 사퇴하라고까지 했네? 나는 내가 거주하는 고장에 애정을 갖고 '아무쪼록 춘천시의 슬로건처럼 시민이 주인인 춘천이 되기를 바라본다'고 작은 바람을 가져 본 게 다인데? 저 1480만원에 내 세금도 들어가 있을텐데, 춘천시청 새 건물에도 내가 낸 세금이 들어갔을텐데, 온세상이 비판하는 일에 춘천시민인 내가 한 마디 거들면 안 되는 거구나? 버스노선 개편이 어떻게 되든 상관하면 안 되는 거구나? 그런 거였구나?

마음에 들지 않는 내용의 글, 아니면 자기가 생각하는 사실과 다른 내용의 글이 어쩌다 발견이 될 수는 있다. 물론 시민소통담당관님은 절대로 우연히 내 글을 발견한 것 같지는 않지만. 어쨌든 그런 게 있으면 '사실은 그렇지 않고 이러이러하니 확인해보고 관련 내용을 수정해 주거나 삭제해 주면 좋겠다'고 해명을 하고 요청을 하든지. 앞뒤 맥락없이 갑자기 내 블로그에 언제 몇 번이나 들어와봤을지도 모르는 생면부지의 사람이 뜬금없이 소송걸지 모른다는 댓글이나 싸질러놓다니. 높으신 자리에 있으면 이래도 되는지? 나도 그만치로 대우 받을만한 소셜 포지션으로 인정해주느라 그러는 건지? 아니, 노컷뉴스 어디 기사에는 우리 이재수 시장님더러 '자화자찬'이라던데? '불통'이라는데? 노컷뉴스 정도는 너무 급이 아니야? 나같은 평범하고 약한 시민 정도는 돼야 강압적으로 상대해 줄 급이 되는 거야??

노컷뉴스 강원CBS에도 기사 내리지 않으면 소송하겠다고 댓글 달지 기다려 볼 예정.

정치인들이야 무슨 소송이니 고소 걸고 받고 하는 게 일상처럼 흔한 일이겠지만, 나같이 그런 것 잘 모르고 그저 교통범칙금 딱지라도 떼면 큰일인 줄 아는 사람에게는 '소송'이니 뭐니 하는 말들이 주는 공포와 불안감은 꽤 크다. 물론, 시민소통담당관님이 잘 아시니 일부러 이렇게 딱딱하게 사무적으로 법적 행위에 착수할 수 있다고 댓글을 남기셨겠지만. 그러니까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이 크지도 않은 작은 동네에서, 매일 밤 의암호 자전거나 한 바퀴 돌고나서 번개시장 CU에서 우엉차 하나 사 마시고 집에 가고 하는 평범한 소시민인 내가, 춘천시로부터 소송 당할지도 모른다고 경고를 받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존재처럼 느끼게 해 주니 너무 짜증난다고.

늘 도는 의암호 한 바퀴 코스. 30km 정도로 나에게는 딱 좋은 거리.

내 블로그는 꾸준히 보는 사람도 사실 없고, 내가 무슨 유명 블로거라면, 그래서 사회에, 여론 형성에 어디 지대하게 미칠 영향력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또 모르겠는데, 나같이 평범한 요선동 주민한테 이런 식으로 겁박이나 하고, '통하는 시장실'이라더니, 시민과 '소통' 한다더니, 춘천시장이 말하는 '소통'의 소는 여물주고 키우는 소여? '소통'이란 게 이렇게 법 들먹이며 아름답게 하는 것이었는 줄 살다살다 오늘 처음 알았네. 시장님 입맛에 맞는 일에만 시민 주권 찾지. 지난 지방선거에서, 내가 이재수란 사람을 알까? 민주당이니 자한당 후보보다는 낫겠지 하고 막연하게 찍어줬더니 이렇게 뒤통수를 맞네. 감싸안을 내 편과 적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마구잡이 소송 드립이라니.

시민이 시장이 잘하는 것 같다 못하는 것 같다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정치인은 선거 때나 하인 행세하고 선거 끝나면 시민들 보고 개, 돼지라 한다더니. 일개 시민 따위가 높으신 분 몰라보고 아무도 보지도 않을 개인 블로그에다 자기 까는 이야기나 쓰고 앉았으니 얼마나 빈정이 상했을까 그래. 막상 나한테 직접적으로 이런 일이 생기니 씁쓸하고 기분이 더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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