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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 Good Fragrance of Jasmine T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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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생각

'꽃말'은 누가 만들었을까?

by 자스민차향기조아 2020. 7. 17.

튤립을 선물할 일이 있어 꽃집에 갔던 적이 있다. 튤립이 한창 잘 나가는 시기였어서 며칠 전 미리 꽃집에 전화해 튤립이 입고 예정임을 확인하고 날짜에 맞춰 갔다. 빨간색만 생각하고 갔는데 빨간색 튤립은 없다는 게 아닌가. 그럼 무슨 색을 사야 하나 싶어 적잖이 당황했었다. 그러고 보니 그 즈음 춘천시청에서 꽃을 많이 사갔는데, 그 중에 튤립이 포함되는 바람에 없다고 했었던 것 같네.

튤립

결국 흰색과 분홍색의 튤립으로 꽃다발을 만들어 선물했는데, 원하는 색이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서는 다른 색 튤립의 꽃말이 뭔지, 혹시 불길한 의미의 꽃말은 아닌지를 생각하는 나를 문득 발견할 수 있었다. 평소 꽃말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데 나도 모르게 꽃말이 뭘지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노란색이 '이별'을 뜻한다던가 그래서 노란색은 하지말까 그러고 있었다. 그만큼, '꽃말'이라는 것은 오늘날 사람들의 일상적인 의식에 깊이 스며들어와 있다.

Le Langage des Fleurs

영어로는 꽃말을 'Floriography', 'Language of Flowers'라고 하여 '꽃의 언어'라는 뜻으로 쓴다. 꽃말은 원래 암호말을 주고받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꽃에 의미를 담아 은밀한 의사소통에 사용했다는데, '사랑'을 뜻하는 꽃을 선물하면 '사랑한다'는 뜻이 되고, 카네이션을 선물하면 감사한다는 의미인 게 사실 지금 보면 뭐가 은밀한 의사소통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주 옛날 초창기 지금처럼 꽃말이 정립되지 않은 어느 시기엔가는 그랬다.

사람들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자연에 존재하는 것들에 의미를 부여해왔다. 신화나 전설, 꽃의 생태적인 특징이나 생김새 등에서 연상되는 것들을 이용하여 각각의 의미를 붙였다. 벼이삭이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보고 '겸손'의 의미를 떠올리고, 빨간 장미는 색깔의 강렬함으로부터 정열적인 사랑을 떠올린다는 식이다. 이런 의미들이 오랜 세월동안 전해내려오며 굳혀져서 지금의 꽃말이 되었다.

민족, 국가, 종교 등을 의미하는 상징물로도 꽃이 많이 활용된다. 나라를 상징하는 국화나 학교를 상징하는 교화 같은 것들이 그렇다. 성경이나 각종 예언서 같은 종교의 경전, 문학작품 같은 문화예술 등의 분야에서 비유나 복선을 위해 숱하게 사용되기도 한다. 

Le Langage des Fleurs

 

지금 통용되고 있는 꽃말은 영국을 시작으로 전세계에 전파됐다. 꽃에 의미를 담아 선물하는 터키의 풍습이 Mary Wortley Montagu와 Aubry de La Mottraye에 의해 1717년과 1727년 영국과 스웨덴에 각각 알려지게 됐는데 이게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후 1809년 Joseph Hammer-Purgstall이라는 독일인 학자가 최초로 꽃의 상징성을 정의한 'Dictionnaire du language des fleurs'라는 책을 발표하고, 이어 1819년 Madame Charlotte de la Tour라는 사람이 약 800개의 꽃말을 정리한 꽃말사전 'Le langage des Fleurs'이 또 전세계에 출간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결국 지금과 같은 보편화된 꽃말 문화가 형성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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