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높은 산지에 비교적 흔하게 자란다는 석죽과의 여러해살이풀. 하지만 이제껏 본적이 없는 것 같은 건 느낌 탓인가? 최근에서야 전혀 산지가 아닌 곳에서 보게 됐다. 세계적으로는 일본, 만주, 시베리아 등지에 분포돼 있으며, 원산지는 우리나라다. 비교적 음습한 곳에서 잘 자라는 편이다.
동자꽃이라는 이름은 옛날에 절에서 살던 한 동자승이 한겨울에 먹을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마을로 내려간 스님이 갑작스런 폭설로 돌아오지 못하자 애타게 기다리다 추위와 배고픔으로 얼어죽었는데 그 뒤 그 자리에서 동자승의 넋이 꽃으로 피어났다는 데서 붙여졌다고 한다. 서양에서는 동자꽃을 다발로 묶어 모닥불에 던져 다발이 먼저 풀리는 사람이 결혼한다는 속설도 있다.
'참동자꽃', '전추라화', '천열전추라' 등의 이름도 있으며, 꽃말은 '기지', '정열'이다. 기다리다 죽어 꽃이 된 동자승의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는 '기다림', '동자의 눈물' 등의 꽃말도 갖고 있다. 학명은 'Lychnis cognata’.
줄기가 곧추서서 자라는데, 줄기에 잔털이 나있고, 마디가 뚜렷하다. 높이는 약 40cm에서 길게는 무려 120cm까지도 자란다. 잎은 긴 타원형 또는 달걀모양의 타원형이며, 끝이 날카롭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잎의 앞면과 뒷면 가장자리에 잔털이 있다. 마주나기로 나는데, 잎자루가 없어 잎 두 장이 서로 겹쳐 줄기를 감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꽃은 6월말이면 보이기 시작해 8월경까지 핀다. 꽃잎의 색깔은 누런 끼가 도는 다홍색이며, 줄기 끝과 줄기 끝 쪽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대 하나에 한 송이씩 취산화서로 달린다. 꽃잎은 5장, 밑부분이 길게 뾰족해지며 윗부분이 수평으로 퍼지면서 끝이 다시 두 갈래로 갈라진다. 암술은 5개, 수술은 10개, 지름은 약 4-5cm 정도, 꽃받침이 긴 곤봉처럼 생겨 있어서 얼핏 보면 통꽃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통꽃이 아닌 갈래꽃이다.
꽃의 색이 흰색인 흰동자꽃, 분홍색의 분홍동자꽃, 꽃잎이 제비꼬리를 닮았다는 제비동자꽃, 털이 많이 나있는 털동자꽃, 잎이 가느다란 가는동자꽃 등 다양한 유사종이 존재한다.
약재로도 쓸 수 있는데, 한방에서는 '전하라'라는 약명을 갖고 있고, 해열이나 발한, 해갈 등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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