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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생각

백선엽 장군 전쟁영웅 예우.. 충분히 했다.

by 자스민차향기조아 2020. 6. 8.

국민의당 대표 안철수씨는 6월 8일 국회에서 열린 당최고위원회의에서 '백선엽 장군은 공산세력과 맞서 자유대한민국을 지킨 영웅'이라며 '홍범도 장군에게 예우할 거면 백선엽 장군도 그에 걸맞는 예우를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봉오동 전투 100주년을 맞아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조국으로 모셔와 최고의 예우로 보답하겠다"고 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나온 발언이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7일에 홍범도 장군이 이끈 독립군이 일본군을 대파한 전투로, 우리나라 독립군의 첫 승리로 알려져 있다. 기록에 의하면 일본군은 당시 사망 157명, 부상 3백여명에 달했지만 독립군의 피해는 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미미한 정도에 그쳤다고 한다.

홍범도 장군 사진

홍범도 장군은 봉오동 전투 이후 청산리 대첩을 비롯한 여러 전투에서 활약하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애썼다. 독립군이 와해된 이후 카자흐스탄에서 평범하지만 독립군 의병장 대장이었던 전력에 비교하면 초라하다고 할만한 말년을 보내다 1943년 세상을 떠났다. 현재 묘역이 카자흐스탄에 있는 상태이며 이에 유해를 우리나라로 모셔오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러한 홍범도 장군과 백선엽 장군을 나란히 두고 같은 영웅으로 추켜올렸다. '역사를 제멋대로 재단하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대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거나, '현대사를 자신의 주관적 관점으로만 해석하면 국민화합의 기제가 아니라 갈등의 씨앗이 된다', '현 정권은 역사적 진실의 중요한 부분을 의도적으로 부정하고 왜곡하지 말라'는 등의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https://news.v.daum.net/v/20200608114352526

 

안철수 "홍범도 장군 영웅이듯, 백선엽 장군도 영웅"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여권 일각에서 백선엽 장군의 친일행적을 거론하며 국립현충원 안장을 반대하는 것에 대해 "홍범도 장군이 일제와 맞서 싸운 영웅이라면 백선엽 장군도 공산세력과 맞�

news.v.daum.net

그럼 안철수씨가 갑자기 홍범도 장군 급이라고 추앙하고 나선 백선엽 장군은 어떤 사람일까? 무려 육군참모총장, 합동참모의장, 교통부장관, 외교관 등을 지낸 초 엘리트 스펙을 자랑한다. 6.25 한국전쟁 당시 1사단장으로서 참전했고, 1952년 휴전회담에서는 우리나라측 대표단으로 참석하기도 했으며, 지금도 미국 육군으로부터 엄청난 전쟁영웅으로 인정받는 인물이다. 인천에서 동생과 함께 선인재단이라는 재단을 설립하고 학교를 운영하기도 해 교육인으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백선엽 장군

백선엽 장군은 6.25 전쟁에서 우리나라 국군 최고의 영웅으로 꼽힌다. 특히 낙동강 유역의 다부동 전투가 백선엽 장군의 최고 업적으로 일컬어진다. 북한군이 남한을 다 밀고 내려와 이곳이 뚫리면 대구까지 점령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백선엽 당시 준장이 지휘하는 제1보병사단이 미군과 연합하여 끝내 지켜냄으로서 추후 연합군의 가세와 인천상륙작전 등으로 이어지는 전세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이 전투에서 백선엽 장군이 병사들에게 했다는 다음의 어록은 두고두고 회자될만큼 유명하다.

지금까지 정말 잘 싸웠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물러설 곳이 없다. 여기서 밀린다면 우리는 바다에 빠져야 한다. 저 아래에 미군들이 있다. 우리가 밀리면 저들도 철수한다. 그러면 대한민국은 끝이다. 내가 앞장서겠다. 내가 두려움에 밀려 후퇴하면 너희가 나를 쏴라. 나를 믿고 앞으로 나가서 싸우자.

이후 평양을 가장 먼저 점령하여 김일성의 집무실이었던 곳에다가 사단 지휘소를 차렸다는 이야기도 잘 알려진 이야기이며, 1군단장이 된 이후 북한군과 중공군을 맞아 방어를 워낙 잘해내었고, 빨치산 소탕에도 전공을 세웠다. 전쟁 이후 10대 육군참모총장, 4대 합동참모의장을 역임하고 예편 후에는 중국 대사, 프랑스 대사, 캐나다 대사 등 외교관을 지내다 박정희 정권 하에 19대 교통부장관을 거쳤고, 이후 지금까지 노년을 6.25 전쟁영웅으로서 융숭한 대접을 받으면서 지내고 있다. 업적이 과장되었다는 논란도 있기는 하지만 6.25 전쟁과 관련해서는 큰 업적을 가진 인물임에는 틀림없어보인다.

이렇게 위대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큰 오점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백선엽 장군이 일제치하에 만주군으로서 일제에 부역했던 사실이다. 1920년 일제 치하에서 태어난 백선엽 장군은 어려운 생활고를 겪으면서 줄곧 군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다가 결국 만주국 봉천군관학교를 나와 군인이 되었다.

다들 알다시피 만주국은 일제의 괴뢰국(꼭두각시 국가)이었기에 만주군이 곧 일본군이다. 백선엽은 만주군 중에서도 특히 '간도특설대'라는 부대에서 중위로 복무했는데, 당시 이 간도특설대는 당시 '인간도 아니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매우 잔혹하고 악랄한 토벌을 자행한 부대로 유명했다. 조선인을 이용해 조선 독립군을 잡겠다는 생각으로 창설된 부대로서 초기 명칭도 '조선인특설부대'였다. 부대장은 일본인이지만 장교 중에 조선인이 많았고, 특히 병사들의 경우는 전원이 친일 조선인이었다.

간도특설대는 주로 한국-중국 연합 항일무장단체를 상대로 토벌을 수행했는데, 일본이 패망하는 그 순간까지도 민간인과 병사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살해하고 강간했다. 이들이 자행한 잔인한 토벌의 행태를 보면 피난민에 대한 무차별 사격, 마을 주민들을 모아놓고 집단 구타 및 학살, 임산부의 배를 칼로 난도질, 민간인 여성 강간 및 살해, 체포한 항일운동가 고문 등 전쟁 중 할 수 있는 잔인한 일은 다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강제징병으로 끌려가서 불가피하게 총알받이로 사용됐던 경우와는 달리 이 간도특설대 부대원들은 자원하여 군인이 되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일제 치하에서 일제의 군인이 된다는 것은 일제에 반대하는 조선인을 잡아죽일 수도 있다는 것을 자발적으로 받아들였음을 의미한다. 일제의 군인이 되기를 꿈꾸고 스스로 군관학교를 자원하여 군인이 된 것 자체로 이미 매우 적극적인 친일파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안철수 대표는 백선엽 장군에 대해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합당한 예우'를 다할 것을 주장했다. 국가보훈처 직원들이 찾아와 백 장군 사후에 서울현충원이 아닌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것이라고 전했다는 것과 최근 친일파 현충원 파묘 시위 등과 관련하여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백선엽 장군이 6.25 전쟁에 혁혁한 전공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적극적인 친일 가담 전력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도 사실이다.

잘한 게 있으니 못한 건 덮어주자는 것도 못할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지만, 큰 잘못 이후에 잘한 일이 있다고 해서 과연 잘못한 일 자체를 없었던 일로 치부할 수 있을까. 적어도 우리나라 정서로는, 다른 것도 아닌 친일 문제에 있어서는 어려운 일이지 않을까.

백선엽 장군은 1993년에 일본에서 출간한 회고록 '간도특설대의 비밀'에서 당시 간도특설대 복무 사실과 관련하여 이렇게 증언한다.

우리들이 추격했던 게릴라 중에는 많은 조선인이 섞여 있었다. 주의 주장이 다르다고 해도 한국인이 독립을 위해 싸우고 있었던 한국인을 토벌한 것이기 때문에 이이제이를 내세운 일본의 책략에 완전히 빠져든 형국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전력을 다해 토벌했기 때문에 한국의 독립이 늦어졌던 것도 아닐 것이고, 우리가 배반하고 오히려 게릴라가 되어 싸웠더라면 독립이 빨라졌다라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하더라도 동포에게 총을 겨눈 것은 사실이었고 그 때문에 비판을 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

본인이 몸담았던 간도특설대가 어떠했는지에 대해 간결하게 서술하고 있는데, 시대가 그러했으니 어쩔 수 없었다는 소회를 담았을 뿐 후회나 반성의 느낌은 전혀 없다. 후에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은 정작 우리나라 독립군과의 전투는 없었다고 밝혔지만, 회고록의 내용과 배치될 뿐만 아니라, 설사 정말 조선독립군과의 전투는 없었다 하더라도 친일 인사였고 적극적 가담자였다는 사실은 지울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백선엽 장군이 사실상 전쟁 영웅으로서 이날까지 반평생 융숭한 대접을 받아왔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의 주요 요직도 거쳤고, 교통부장관 시절에는 직분상 획득한 개발정보를 토대로 부동산 투기로 재산도 많이 축적하여 인생 후반부를 떵떵거리며 부족함 없이 잘 살았으니, 그 정도면 희대의 전쟁영웅으로서의 보상은 충분히 받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일부 정치인들은 현충원 안장 불가론을 들고 일어나고 있지만 일단 보훈처에서는 백선엽 장군이 사후에 현충원에 안장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견인 것 같은데, 어떻게 결론이 날지 궁금하다. 

그나저나 안철수 전 의원은 행보가 예나 지금이나 너무 속보이는 듯해서 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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