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 햄버거병 발생 유치원.. 원인은 오리무중

해여림유치원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해여림 유치원에서 집단 식중독이 발생했는데, 유치원생들 중에는 용혈성요독증후군이라는 일명 '햄버거병'에 걸린 아이들도 있는 것으로 보도가 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6월 12일 한 원생이 처음으로 식중독 증상을 보였고 28일에는 58명으로 늘어났고, 현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 21명의 환자(원아 19명, 가족 2명) 중 16명이 햄버거병으로 진단을 받았다. 특히 원아 4명은 신장기능에 문제가 발생해 투석치료까지 받고 있다고 한다.

햄버거병 진단서

해여림 유치원의 원장은 학부모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유치원에서 급식은 보존식으로 보관했지만 간식은 보존식으로 보관해야 하는지 몰랐다'는 입장을 밝히고 '이 점에 대해 책임 지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학부모들은 원장이 안산에서만 15년째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는 베테랑으로서 간식을 보존식으로 보관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비겁한 변명이라며, 6월 28일 안산상록경찰서에 식품위생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한 상황이다.

현재 보건당국이 이 유치원 내 음식물들을 수거해 전량 검사했지만 햄버거병을 일으키는 균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이미 다 먹고 없거나 음식쓰레기로 버려졌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이미 햄버거병에 걸려있던 다른 누군가로부터 전염이 이루어졌을 수도 있어서 아직 아무것도 단정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조리기구를 포함, 교실과 문손잡이 등 최대한 모든 환경 검체를 채취해 검사해봤지만 여전히 원인은 오리무중이다.

현재는 음식 관련 외에 유치원 앞마당의 흙을 채취하여 검사하고 있다고 한다. 첫 확진 원아가 나오기 며칠 전 채소캐기 체험활동을 했는데 혹시 모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다.

햄버거병의 원인은 햄버거만이 아니다.

햄버거병의 공식 병명은 '용혈성 요독 증후군'으로, 1982년 미국에서 덜 익힌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를 먹고 이 병에 걸렸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햄버거병이라는 별칭을 갖게 되었다. 햄버거만 원인인 것은 아니고, 채소나 우유, 심지어 물에 의해서도 감염될 수 있는 병이다. 바베큐를 많이 먹는 시즌에 많이 발생한다고 해서 '바베큐 시즌 신드롬'으로 불리기도 한다.

2016년 우리나라에서도 맥도날드에서 해피밀 세트 햄버거를 먹고 이 병에 걸렸다고 주장하며 맥도날드를 고소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4세였던 아이가 용혈성 요독 증후군으로 신장장애 판정을 받았고, 아이의 부모가 맥도날드를 상대로 이듬해 고소했지만 결국은 햄버거와 발병 사이에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되었던 일이 있었다.

2017년 당시 맥도날드 햄버거병 관련 기사들

 

어린 아이들에게 유독 위험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치료만 제대로 하면 이후 재발도 드물고 예후도 양호한 편이라고 하니, 부디 원생들이 치료를 잘 받고 완쾌되기를 바랄 따름이다.

 

햄버거병(용혈성 요독 증후군)이란

용혈성 요독 증후군은 주로 4세 이하의 영유아나 노인에게서 발병하는데, 식중독과는 차원이 다른 질병이다. 용혈성이라는 말은 '적혈구를 파괴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는 뜻이며, 요독은 신장기능의 저하로 인해 노폐물이 걸러지지 못하고 소변에 축적되면서 소변이 독성을 띤다는 말이다. 말하자면 이 병은 신장과 관련된 증상을 가진 질병인데 적혈구를 파괴하는 특성도 갖고 있다는 의미이다.

장 출혈성 대장균, 이질균, 살모넬라균 등에 오염된 음식물을 제대로 익히지 않고 먹었을 때 걸릴 수 있으며, 드물게 유전에 의해서도 발병한다. 설사를 동반하는 것 등은 식중독과 비슷하지만, 설사를 시작하고 2주 이내에 빈혈이나 고혈압 증상, 신장기능 이상에 의한 소변량 감소, 혈뇨, 온몸이 붓는 증상, 혈소판 감소에 의한 혈반, 자반 등을 동반한다.

사망률은 발생 환자의 5~10% 정도로 낮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적절한 치료를 제대로 못받을 시 잘못하면 신장 기능에 영구적인 장애를 갖게 될 수 있고, 용혈성 빈혈, 혈소판 감소증과 같은 합병증으로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받을 수 있는 질병이기에 식중독과는 비교도 안 될만큼 심각성이 크다.

용혈성 요독 증후군 증상

그림출처: http://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3915

서울아산병원

햄버거병 예방 수칙

1. 살균되지 않은 우유나 주스, 사과 식초를 섭취하지 않는다.

2. 고기는 70℃ 이상에서 2분 이상 가열하여 섭취한다.

3. 날음식과 조리한 음식을 구분하여 보관한다.

4. 고기를 구울 때 구운고기를 집는 집게와 생고기용 집게를 따로 구분하여 사용한다.

5. 생고기를 담았던 접시에 구운 고기를 담지 않는다. 

6. 냉장고에 고기를 보관할 때에는 고기에서 흘러나온 액체가 다른 재료를 오염시키지 않도록 다른 재료의 아래쪽에 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