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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꽃

자귀나무

by 자스민차향기조아 2020. 7. 15.

2020.07.04. 자귀나무. 화천.

꽃의 모양이 특이한 데다, 분홍색과 하얀색의 화려한 그라데이션이 눈길을 끄는 자귀나무는 꽃의 향기 마저도 화장품이나 향수처럼 강렬하다. 콩과의 낙엽 활엽 소교목인 자귀나무는 우리나라 외에도 중국, 대만, 인도, 네팔, 일본 등지에서 분포하여 자라고 있는 나무로 키는 대략 3~5m정도인데 큰 나무는 15m까지도 자란다고 한다. 가지가 옆으로 길게 퍼져나가 전체적인 모습이 크고 풍성해 보이는 편이다. 

학명은 'Albizia julibrissin Durazz.'이며, 영어로는 'Mimosa Tree', 'Silk Tree'라고 한다. 미모사(Mimosa)는 흔히들 신경초라고 부르는 식물로 잎이 건드려지면 오므라들어 겹쳐지는 풀인데 자귀나무의 잎 모양이 신경초와 비슷하기도 하고, 잎이 접히는 특징도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인 듯 하다. 실크 트리는 아마도 꽃의 수술(꽃잎 아님 주의)의 모양이나 감촉, 또는 색깔이 마치 비단(실크) 같다는 생각으로 붙여진 것 같다.

미모사(신경초)의 꽃과 풀. 자귀나무와 형태면에서 꽤 유사하다.

'자귀나무'라는 이름은, 깃 모양의 잎들이 낮에는 펼쳐져 있다가 밤이 되면 오므라들면서 마주보며 겹쳐지는 수면 운동을 하는 특징이 있어 '잠 잘 시간을 귀신 같이 안다'라는 뜻에서 붙여졌다고 한다. 나무를 다듬는 연장 중에 '자귀'라는 것이 있는데, 그 자귀의 자루(손잡이)를 만드는 데 많이 쓰이는 나무여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이름이 조금 변형되어 '자괴나무'라고 부르는 지방도 있다.

자귀의 모습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자귀나무'라는 이름 말고 '합환목', '합혼수', '야합수', '유정수', '사랑나무' 등의 이름도 있는데, 이 이름들은 남녀 간의 육체관계를 표현하고 있다. 잎이 포개지는 모습이 남녀가 껴안고 사랑하는 모습과 닮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옛날에는 부부 간에 금슬을 좋게 한다며 집 울타리 안에 정원수로 많이 심겨지기도 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소가 잘 먹는다고 하여 '소쌀나무' 또는 '소밥나무', 콩깍지 같이 생긴 열매가 바람에 흔들리면서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고 하여 '여자들의 수다'라는 뜻으로 '여설수' 또는 '여설목' 등으로 부르기도 했다. 금실이건 뭐건 떠나서 우리나라와 서양을 통틀어 사랑받아 왔는데, 그 이유는 아무래도 특이하고 화려한 꽃 모양새와 향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2020.07.04. 자귀나무 꽃. 화천.

자귀나무의 꽃은 6~7월경 두상화가 우산 모양으로 달려 핀다. 작은 가지 끝에서 길이 약 5cm 정도의 꽃대가 자라서 15~20개의 꽃들이 산형꽃차례를 이룬다. 꽃받침은 녹색의 작은 통모양이며 얕게 5갈래로 갈라진다. 꽃부리는 종모양인데 길이는 약 6mm로 꽃받침보다 약 2~3배 길고, 꽃받침과 같이 녹색에, 끝이 5갈래로 갈라진다.

꽃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 꽃잎이 아니라 수술이다. 무려 3cm가 넘는 긴 수술이 암술과 함께 꽃부리 밖으로 길게 나와 있는데 갯수가 약 20개에서 25개 정도가 모여서 마치 술이나 화장할 때 쓰는 솔 같은 모양을 가진 꽃잎 같이 보인다. 수술의 색깔이 위쪽은 붉고 밑이 하얀색이라서 전체적으로 꽃의 색이 분홍색과 하얀색의 그라데이션을 표현해낸다.

2020.07.04. 자귀나무 꽃. 화천.

자귀나무의 잎은 줄기에 하나씩 달리지 않고 아까시 나무처럼 깃모양의 작은 잎들이 모여서 하나의 가지를 이루고, 이들이 다시 줄기에 달리는 깃꼴복엽이다. 작은 잎들이 둘씩 마주나 있는데 이 잎들이 밤에는 접혀서 닫히는 수면운동을 한다. 낮이어도 해가 없는 흐린 날이면 잎이 접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열매는 콩과 식물답게 납작한 꼬투리에 5~6개의 씨가 들어있는 형태이다. 꼬투리의 길이는 약 10~12cm 가량에 납작한 모양이며, 9~10월경에 꼬투리 속 열매가 검게 익고, 이듬해 봄까지 꼬투리가 나무에 그대로 달려있다.

2020.07.04. 자귀나무 잎. 화천.

한방에서는 자귀나무의 껍질을 '합환피', 꽃을 '합환화'라고 한다. 합환피는 여름과 가을에 채취하여 말렸다가 폐렴과 가슴 두근거림 등의 치료에 쓰고, 합환화는 여름에 채취하여 말려서 불면증, 건망증, 우울증에 약으로 쓴다. 부인과, 신경계, 이비인후과 질환에도 두루 쓰이는 약재라고 한다.

동의보감에는 '자귀나무 껍질이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정신과 의지를 안정시키며 근심을 없애고 마음을 즐겁게 한다'고 실려있고, 홍재전서에는 '합환은 분(anger)이 나는 것을 없애준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신경안정제 같은 역할을 했던 것 같다. 그 밖에 잎이나 나무껍질을 빨래할 때 비누처럼 사용하기도 했다고도 알려진다.

민속에서는 자귀나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속설이 있다. 

자귀나무를 집주위에 심으면 가정에 불화가 없어지고 늘 화목해진다.
제주도에서는 자귀나무 그늘에 누웠다가는 학질에 걸린다하여 집안에 심지 않는 금기목이다.
자귀나무 땔감을 사용하지 않는다.
자귀나무가 움이 트면 파종한다.
자귀나무의 첫꽃이 피면 팥을 파종한다.
자귀나무 꽃이 만발하면 팥풍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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