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A Good Fragrance of Jasmine Tea
  • A Good Fragrance of Jasmine Tea
  • A Good Fragrance of Jasmine Tea
나를 위한 생각

'백신 사망' 고교생, 부검서 아질산염 검출... 기사 제목부터 틀렸다

by 자스민차향기조아 2020. 10. 27.

언론에서 '백신 사망'이라는 표현을 여과없이 쓰고 있다. 보건당국을 곧이곧대로 믿지 못하는 사람이라 한들, 어쨌든 현재로서는 백신과 사망 간의 관계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백신이 사망원인이라고 단언할 수 없는 노릇이다. 특히 기사에서 언급된 고교생의 경우, 독감 백신 접종 이후에 사망한 사람들이 대부분 고령자였는데 매우 젊은 나이에 백신을 맞은 이후 사망함으로써 백신 사망 원인설의 강력한 근거가 될 수 있었으므로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 터라 좀더 신경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과수 부검 결과 위에서 아질산나트륨이라는 유독성 물질이 치사량인 4g 가량이 검출됐고, 독감 백신 접종 전 아질산나트륨을 직접 구매한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볼 때 아무래도 음독 가능성이 높은 듯 한데, 언론이 '백신 사망'이라는 표현을 공공연히 사용함으로써 기사의 내용과는 달리 마치 백신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인 것 같은 인식을 독자들에게 심는 것은 온당치 않다.

 

'백신 사망' 17세 고교생, 부검서 아질산염 검출..유족 "억울하다"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17세 고등학생 A군의 사망원인이 백신과 무관한 독극물 중독으로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A군의 유족이라는 글쓴이가 경찰이 극

news.v.daum.net

독감 예방접종 이후 사망한 사람의 수가 26일 0시 기준으로 60명에 육박했다. 연령대로 보면 70대와 80대가 각각 26명, 60대는 5명, 60대 미만은 2명으로 전체 92%는 60대 이상의 고령자다. 현재 보건당국에서 사인을 조사중이며 59건 중 46건은 이미 조사가 끝났으며, 아직까지 독감 백신과의 인과성이 밝혀진 바는 없다고 발표했다.

질병관리청의 발표를 조작됐다며 의심하는 사람들도 많다. 일부 전문가들은 무조건 접종을 권장하는 것보다는 잠시 중단하더라도 안전성 입증이 완료된 이후에 재개해야 하며, 지금까지 발표한 보건당국 입장에는 모순이 있다고 주장한다. 상온노출이나 백색입자 등의 이슈가 잇따랐던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 사업 관련 브리핑하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우려하는 내용은 물론 일리가 있다. 독감 백신이 100% 아주 안전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2013년 발표된 미국의 논문에는 10만명이 독감 백신을 맞으면 그 중 400명 이상은 아나필락시스, 길랭바레, 밀러피셔증후군과 같은 백신 부작용으로 인해 사망한다는 연구 발표가 실린 적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 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이 천만명이 훨씬 웃도는데 이중 99%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을 볼 때, 보건당국으로서는 독감 예방접종을 쉽게 중단하기가 어렵다. 독감접종 시기를 미루자고 주장하는 대한의사협회 조차 백년동안 이어져온 독감 백신의 효과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독감 예방접종 이후에 사망한 사례는 지금까지 늘 있어왔지만, 시기적으로 접종 이후에 사망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거의 모두 백신과의 직접 관련이 없었다. 잘못된 백신이 나올 수 있는 잠재적 요인으로 백신 제조공정 문제, 부적절한 백신 유통 또는 보관문제, 백신 자체 부작용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제조공정이나 유통의 경우 동일 지역 또는 동일 제조사 백신 등의 공통점이 발견되어야 하지만, 지금 사망 사례를 보면 그러한 점들이 보이지 않아서 사망원인에서 배제된다.

또한 병원에서 보관하는 데서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면 동일 병원 접종자들이라는 공통점이 나와야하는데 그렇지도 않고, 대표적인 백신 부작용인 아나필락시스나 길랑바레증후군이 나타난 것도 아니어서 백신 자체 부작용의 가능성도 낮다. 일단 보건당국의 발표는 신뢰할만 하다고 할 수 있다.

당장 코로나19와 독감 유행이 겹쳐 트윈데믹이 발생하면 그로 인해 엄청난 대혼란이 야기될 것은 불보듯 뻔하다. 이론적인 시나리오이기는 하지만, 만약 우리나라 국민들이 아무도 독감 예방접종을 맞지 않았을 경우를 상정했을 때, 1년 뒤 독감으로 인해 사망하게 되는 국민의 수가 약 1,000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700명이 넘는 것을 볼 때, 아주 드문 사망 사례를 우려해서 접종 사업을 전면 중단한다면 사회 전반에 더 큰 피해와 문제가 생기는 셈이다.

유독 올해 독감 이후 사망사례가 많이 보고되는 이유로는 올해 무료접종 범위가 넓어진데다, 코로나19와 독감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접종받은 사람의 수가 많아져서 절대적인 사망자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일종의 '회상편견' 때문에 정확한 인과관계를 따지기 보다는 세부상황을 생략하고 사망 이전에 백신을 맞은 사실과 사망과 직접 연결시키면서 정보 편향 오류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백신때문에 사망했다고 보이도록 쓴 기사 제목들

 

백신 접종 이후 숨진 고교생의 유가족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제목

현재 유족들은 숨진 고교생이 전교 상위권의 성적이었고, 사망 전날 CCTV에 친구와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도 담겨 있었다면서 음독자살의 이유가 없고, 정부가 백신으로 인해 죽었다는 것을 덮기 위해 거짓으로 발표를 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의 국민청원을 올려놓은 상황이다. 한 사람이 생명을 잃은 것과 유족들의 처한 슬픔은 무척 안타깝지만, 그래도 백신과의 연관성은 높지 않아 보이는 상황에서 무조건 정부가 무언가 속이고 조작하고 있다는 무조건적인 음모론은 무리가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