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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생각

공무원들 월급 나눠 주라는 유흥업주들

by 자스민차향기조아 2021. 2. 1.

경기도 의정부시청 앞에서 유흥업소 업주들이 모여 유흥업소 집합금지 조치에 대한 항의 집회를 열었다. 한국 유흥음식업 의정부·양주시지부 회원들인 이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낸 세금으로 공무원들은 무슨 희생을 했느냐"면서 급여의 일부를 자영업자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유흥업소 집합금지 조치에 대한 항의 집회 (https://news.v.daum.net/v/20210201152710982)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각종 봉쇄 조치가 이어져 오고 있기에 유흥업소 업주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인 어려움에 대한 안타까움은 공감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무원들의 월급을 자영업자들에게 나누어주라는 주장은 다소 억지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고 직업을 갖기 위해 각자 노력들을 한다.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관련 학과를 나오거나 자격을 취득하고, 고시원, 학원, 인터넷 강의 등을 전전하며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자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고, 대기업에 취업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영어든 뭐든 여러 가지 자격요건들을 맞추려고 밤을 새며 공부하고, 기업이 요구하는 스펙을 쌓기 위해 갖은 노력에 노력을 다한다.

요리를 잘하고 좋아해서 요리학원을 다니고 조리사 자격을 따고 음식점이나 호텔 같은 곳에 지원하는 사람들도 있고, 꽃이 좋아서 꽃을 공부해서 플로리스트가 되기도 하고, 장사에 소질이 있어서, 남다른 사업수완을 갖고 있어서, 혹은 남 밑에서 일하는 게 적성에 맞지 않다거나, 따박따박 나오는 월급만 갖고는 비전이 없다 생각해 자영업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각자가 가진 소질, 취향, 적성, 성격 등 여러 가지에 의해 자기 진로를 정하고 노력해서 무언가를 직업으로 삼는데, 공무원은 직업으로 공무원이 되고자 했고, 공부하고 시험보고 합격해서 정부라는 직장에 다니게 됐고, 직장에서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하고 정해진 보수 체계에 따라서 급여를 받아 생활하는, 그저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일 뿐이다. 딱히 무슨 희생은 안 했을지 몰라도 그냥 자기 자리가 있고, 할 일이 있으니 일하고 월급 받는 것이다.

형편이 어려워져서 정말 극단적으로까지 생각이 치닫을 수야 있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세금으로 공무원들은 무슨 희생을 했냐', '우리가 낸 세금으로 받는 월급이니 우리한테 토해내라'는 주장은 정말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유독 공무원이 국민들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다는 이유로 타겟이 되기 쉬운데, 국민들이 십시일반 납부하는 세금으로 공무원들 월급이 나오는 것은 맞지만, 공무원들도 엄연히 세금을 내는 국민으로서 자신들이 받는 급여의 일부를 조성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어쩌면 그 어느 자영업자보다도 엄격하고 정확하게 세금을 내고 있는 사람들이다.

'공무원이 너무 많다', 혹은 '공무원 월급이 너무 많다', '동사무소 가보면 놀고 먹는 공무원들이 태반이다' 등등의 원성이 많은데, 정말 그러한지는 모르겠으나, 만일 그렇다고 한들 그게 문제라면 그에 대한 민원이든 청원이든 통해서 사용주인 정부가 적정 공무원 수를 정확히 산출하여 고용하도록 하거나, 업무평가 같은 것을 정확히 해서 만성적인 근무 태만을 뿌리 뽑거나 등등 '나쁜 공무원'을 걸러낼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도록 촉구해야 하는 게 맞다.

고통 분담의 차원에서 일종의 기금을 마련하거나 해야 한다면 적십자나 사랑의 열매, 월드비전처럼 개개인의 자발적인 성금이나 기부금으로 조성하든가 해야지, 더구나, 코로나19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수입에 차이가 없는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공무원들 역시 국민의 한 사람인데 그들만을 콕 집어서 그들의 월급을 일괄 차압해 다른 국민들에게 나누어 주라는 발상은 그야말로 공산당이나 할 수 있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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