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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생각

타임지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지 않았다

by 자스민차향기조아 2021. 6. 29.

청와대에서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이 타임지와 화상 인터뷰 한 내용을 알렸다. 그랬더니 그에 대한 반응이 아주 뜨겁다. 아주 난리도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 극렬 지지자 측에서는 무턱대고 환호하는 한편, 반대 진영에서는 또 나라 망신이라며 비난하느라 아주 시끌시끌하다.

일본 간사이외국어대학의 장부승 교수라는 분이 자신의 블로그에 신랄한 비판을 올렸는데 이게 또 언론을 타면서 또 화제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타임지가 문재인 대통령더러 망상증 환자라고 하는데 청와대는 그것도 모르고 자랑하고 있다면서 비난했다.

그 외에 많은 보수 성향의 블로그 운영자들과 유튜버들이 비난거리가 생겨서 좋아 죽으려고 한다. 이들이 하는 얘기는 모두 똑같다. "자기 욕하는 것도 모르고 자랑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나도 우리나라 대통령이 타임지에 표지를 장식했으면 으레 자랑거리가 맞는데 다들 왜 이래? 했는데, 하도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친여성향의 지지자들을 '내용도 안 읽어보고 좋아라하는 대깨문'이라고 조롱들을 하는 것 같길래 호기심에 그만 타임지 기사를 읽어버렸다.

https://time.com/6075235/moon-jae-in-south-korea-election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Makes One Last Attempt to Heal His Homeland

South Korea elects a new President in March, and since Moon is ineligible to serve more than one term, he knows that time is running out

time.com

제목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그의 조국을 치유하기 위해 마지막 시도에 나선다>였고, 내용은 북한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인 목소리와 시각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도 끝까지 기존의 입장을 밀고 나가려 한다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이 글은 문재인 대통령의 '소신'과 '뚝심'에 대한 기사다.

보통 글의 주제나 요지는 맨 앞이나 뒤에 위치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니 그냥 대부분의 글이 두괄식이나 미괄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컨대, 이 글은 타임지 기자 Charlie Campbell이 문재인 대통령을 망상증 환자라고 힐난하려고 쓴 글이 아니다. 세간의 부정적인 시선과 여론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까지 자신의 소신대로 대북정책을 끌고 나가려고 한다는 사실을 그저 객관적으로 기술한 것에 불과했다.

다들 똑똑한 사람들인데, 어째 이 타임지 기사만큼은 각자 자신의 신념과 진영에 매여서 그저 유리한 쪽으로만 해석하는 꼴이 참 꼴사납다.

 

문제의 기사가 실린 타임지 7월호 표지



모두가 '아니오' 할 때 혼자 '예' 하는 한 사람의 고독하지만 결연한 의지에 대해 보도한 기사이며, 그렇기에 어찌보면 허황돼 보이는 외로운 길을 가지만 그 목적만큼은 바로 조국의 치유를 위한 노력이라는 점을 제목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기사는 글의 마지막을 이렇게 맺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할 수 없다면 아무도 할 수 없다는 암울한 깨달음" 이말인즉슨, 문재인 대통령이 그만큼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과 시도를 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시도를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지금 이 시점에, 지지율이 바닥을 치더라도 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을 말하고 있다.

타임은 이 기사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잘했다, 못했다 하는 평가질에 목메고 있지 않다. 평가는 시청자가 하시든 말든, 그냥 이렇다는 사실만 전달할 뿐이다. 이걸 갖고 타임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했네 어쨌네 하는 것은 분명 잘못됐다. 명백한 왜곡이다. 

다만, 기사가 문 대통령이 무조건 잘했다고 세상이 엄지척 했다는 내용도 아닌데, 무턱대고 '타임지에 우리 문프 나왔당~', '국격이 높아졌당~' 하면서 추켜세우는 행위는 좀 낯간지럽고, 조롱을 부추기는 일이지 싶다.

 

너무 낯간지러운 반응들이 조롱을 자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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