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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생각

원자력발전은 지속가능한가?

by 자스민차향기조아 2023. 5. 26.

 

원자력발전이란?

원자력발전은 우라늄의 핵분열을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핵분열은 우라늄-235와 같은 핵물질이 중성자와 충돌하여 두 개의 작은 핵으로 분열하는 과정인데, 여기서 방출되는 중성자들이 우라늄과 부딪혀 추가적인 핵분열을 연쇄적으로 일으키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에너지를 방출하게 되고, 이 에너지로 물을 끓여서 나오는 수증기로 발전기의 터빈의 날개를 돌려서 전기를 생산한다.

 

원자력발전의 장점

원자력발전이 갖는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Co2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화석연료에 비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적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 등의 기후 변화나 대기 오염에 끼치는 영향이 적다.
둘째, 기상 상태 등에 의한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아서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셋째, 원자력 발전은 상당히 높은 전력 밀도를 가지고 있어 다른 방식의 발전소들보다 훨씬 작은 면적을 필요로 하면서 훨씬 더 많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므로 토지 절약 및 개발 측면에서 유리한 요소를 갖게 된다.
넷째,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으므로 에너지 자원의 다양성을 증가시킨다. 화석연료는 수량이 매우 한정적이고 매장량도 특정 국가와 지역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국제 상황에 따른 물가나 정치적 영향에 예민한 데 반해, 우라늄은 매장량이 많고 전지구적으로 각지에 분포되어 있어서 지속적인 연료 확보가 용이하여 안정적인 연료공급이 가능하므로 결국 안정적인 전력 공급으로 이어진다.
다섯째, 원자력 발전은 다른 발전방식에 비해 높은 발전 효율을 가진다. 원료인 우라늄 1kg으로 생산하는 전기의 양이 석유 200만 리터, 화석 3000톤에 맞먹을 정도로 연료 소모량이 엄청나게 적어 경제적인 면에서 가성비 끝판왕이다.

 

원자력발전의 단점

원자력발전이 갖는 단점은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핵분열 반응에서 생성되는 방사성 폐기물은 길게는 수만년에 이를 정도로 오랜 기간 동안 방사선을 방출하며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한다. 그래서  안전하게 저장, 관리, 처분되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깊은 땅속에 보관하는 것 말고는 이렇다 할 획기적인 방법이 없어 앞으로도 오랜 기간 계속해서 골칫거리로 남을 수밖에 없다.
둘째, 만일 쓰나미나 지진같은 대규모의 자연 재해나 인간의 실수로, 혹은 전쟁과 테러 등으로  타격을 받을 경우 방사능 유출 사고의 위험이 높다. 방사능 유출은 인간뿐만 아니라 전 지구상의 동식물 등 생명체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고 돌이키기 힘든 환경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원자력 발전소의 건설, 유지 및 보수에 많은 비용이 든다. 대규모 사업이기 때문에 많은 자본을 필요로 하며, 핵과 관련하여 매우 높은 수준의 기술과 안전시설 및 장비를 요구한다.
넷째, 안전한 발전소 운영을 위해 적절한 장소를 확보하여야 하는데, 지역주민들과 지자체 등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주체들과 협의와 규제 준수를 포함한 복잡한 절차가 요구되며, 이 과정에서 만일 갈등이 조성된다면 다소 불미스러운 일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원자력발전은 어찌보면 현존하는 가장 합리적인 에너지원이라고 하기에 충분하다. 일단 앞서 장점에도 썼지만 원료인 우라늄의 매장량이 엄청 많고 전지구적으로 여러 곳에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한 두 나라가 독점으로 가격을 마음대로 올리는 등의 횡포가 불가능하고, 화석연료에 비해 매우 적은 양으로 매우 많은 양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서 경제성에서는 거의 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지금 당장 인류에게 닥친 가장 큰 문제는 과다한 탄소배출로 인한 기후변화 위기인데, 이 원자력발전은 탄소배출량이 석탄의 100분의 1 정도로 거의 탄소배출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1kWh 당 탄소배출량이 12g으로 심지어 재생에너지인 태양광 27g, 풍력 24g 보다도 적다. 최소한 탄소중립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 원자력발전은 과히 친환경 청정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2022년 EU가 내놓은 그린 택소노미 정책에서는 원자력발전은 친환경 에너지로 인정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물론 여러가지 조건부 단서를 붙여놓기는 했지만 재생에너지의 발전 효율이 어느 정도 선까지 올라오기 전까지는 원자력발전의 필요성을 차마 저버릴 수 없는 현실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나 발전소 면적을 많이 차지하지 않아도 되고, 연료효율이 가공할만한 수준이라는 점은 작은 국토에 산지가 많고 평지가 적은 데다 연료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기후변화 위기에도 대처하면서 전력 수요도 안정적으로 충족시키기에는 원자력발전만한 것이 없다.

또한 사고 발생 시, 예컨대 후쿠시마를 덮쳤던 쓰나미와 같은 자연재해 등으로 방사능이 유출되기라도 한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엄청난 대참사가 벌어지게 되는데, 사실 우리나라의 원자로 기술은 그옛날 체르노빌과는 비교도 안 되고, 후쿠시마 발전소와도 견줄 수 없을 정도의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고도의 기술과 안전장비가 사용되어 방사능 누출이나 폭발 등의 사고 가능성은 극도로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해보인다. 그 많은 장점이 있고 우리나라의 원자력발전소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가공할 정도의 안전성도 갖추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방사성 핵폐기물의 처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 숙제로 남기에 그렇다. 원자력이 당장의 탄소중립을 해결할 방안이기는 한데, 이땅 어딘가에는 위험한 방사성 핵폐기물을 길게는 수만년씩 보관하고 있어야 하고, 더군다나 원자력발전소가 더 건설되고 운영기간이 길어질수록 폐기물의 양은 계속해서 늘어가기만 할 것이기 때문이다.

EU의 그린 택소노미만 해도 원자력발전을 친환경이라고 인정하는 조건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의 안전한 처분 계획 확보와 사고저항성 핵연료 사용이다. 폐기물을 아예 없애는 기술이 아직은 없으니 제대로 된 방폐장이라고 잘 갖추고 운영하라는 건데, 우리나라는 현재 고준위 방폐장 건설을 위한 부지 선정 등 첫발도 아직 내딛지 못한 상황으로 향후 36년 안에 영구적인 핵폐기물 처리 시설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만 제시하고 있는 형편이며, 사고저항성 핵연료 사용도 핵연료 설계 변경에 따라 원자로 안전운전과 관련된 시스템까지 모두 갱신해야되는 문제 때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비용도 원자력발전의 직접적인 전기 생산 단가 자체는 저렴한 것이 사실이지만, 여기에는 핵폐기물 처리 비용이나 사고 위험 대비 비용, 폐로 비용 등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헛점이 있다. 작년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의 <World Energy Outlook 2022>에 따르면, 2030년과 2050년의 가치조정 균등화발전비용(VALCOE)을 추정한 결과 원자력발전이 가장 높았고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의 비용이 크게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VALCOE는 초기자본투자비, 자본비용, 연료비, 운전유지비, 탄소가격 등의 직접비용만 고려해 산정하는 균등화발전비용(LCOE)과는 달리, 기존 LCOE 요인에 장차 부담해야 할 환경비용까지 포함하여 추정하기 때문에 그러하기도 하지만, 이미 LCOE도 재생에너지가 원자력에너지보다 발전비용이 낮아진 상황이다.

원자력발전은 핵폐기물 처리와 보관이 매우 오랜 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까닭에 환경비용이 거의 영구적으로 발생되므로 발전비용이 시간이 갈수록 내려가기는 커녕 오히려 올라가는 반면, 재생에너지는 초기 설비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기는 하나 원료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과 환경비용이 없다보니 비용이 낮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발전 기술 비용(Technology costs in selected regions in the Stated Policies Scenario, IEA World Energy Outlook 2022)

 

RE100 위기의 경고

RE100도 우리나라에 부담스럽다.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 즉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여 탄소배출을 감소시키고 지구 기후위기를 막아보자는 국제적인 프로젝트인데, 현재 340개가 넘는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동참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이를 맞추지 못한다면 수출로 밥먹고 산다는 우리나라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월 15일 한국경제의  <RE100 뭐길래 한국 기업 잇단 계약 취소 속앓이>라는 기사를 보면 이미 그러한 일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 기업에 RE100에 따라 재생에너지만 사용하여 만든 제품을 납품하라고 요구하는 바람에 한국의 부품사들의 계약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는 내용인데, 앞으로 더 많은 분야의 기업들이 RE100 기준 앞에서 수출길이 막히게 될 수 있다.

앞으로의 사회에서 RE100 달성 없이는 각종 무역 거래에서의 불이익을 정면으로 입을 수 있기 때문에 RE100에 일단 가입해 놓은 우리나라 기업도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이 RE100의 기준을 맞추기는 너무 어렵다.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비율이 불과 10%도 안 되는 현 상황에서 공급량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정책 플랜이 절실한 이 시국에 우리 정부는 이제 '원자력발전이야말로 희망이고 미래다!'라고 목놓아 부르짖던 몇 십년 전의 시절로 빠르게 역주행하고 있는 중이다.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5월 9일에 있었던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탈원전, 이념적 환경정책에 매몰돼 새로운 국정기조에 맞추지 않고 애매한 스탠스를 취한다면 과감한 인사조치를 하라"고 지시를 하였고, 이튿날 박일준 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을 바로 해임하고 강경성 신임 2차관을 임명했다. 또, 지난 5월 15일 신한울 3,4호기 주기기의 제작 착수식도 치렀다. 지난 정부의 탈원전 기조로 인해 2017년에 중단됐다가 작년에 재개하기로 결정되었고 2032년과 2033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대통령이 후보시절 한 토론방송에서 RE100을 모른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슈가 됐던 적이 있었다. 그때 상대 후보가 RE100에 대해 대충 설명하고 그것도 모르냐고 타박하자 자기는 그거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는데, 당장에 완전 탈원전을 선언하고 풍력,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만으로 전력 수요를 충당한다는 게 실현 불가능한 것은 사실이다. 가뜩이나 재생에너지 자체가 날씨나 시간 등의 기상조건에 영향을 많이 받아 전력생산이 안정적이지도 못하고, 발전 효율 자체도 형편없이 낮은데, 심지어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발전시설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만, 원자력발전은 심각한 핵폐기물 처리 문제 때문에 결국 후세에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이므로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은 될 수 없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은 재생에너지임이 분명하고, 미래사회에 결국 주력 에너지원이 될 것이기에 독일처럼 당장의 탈원전 선언은 불가능하지만, 어느정도 기간동안은 원전과 공존해야겠지만, 장기적인 플랜을 수립하여 에너지 전환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고 정책적으로 자원을 투자하고 선도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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