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부모를 둔 비장애 자녀가 겪을 수 있는 문제들

장애인 자녀를 둔 비장애 부모들은 양육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자녀의 장애로 인한 죄책감,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는 수면 부족, 1년 365일 학교 등하교와 각종 치료 서비스를 전전하는 등으로 인한 부모의 개인 시간과 여가의 부족, 치료와 교육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이나 직업적인 부분에서의 문제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 자녀와 가족 전체의 미래의 불확실성과 희박한 희망으로 인한 절망감이나 좌절감 등 각종 스트레스도 겪는다. 

부모뿐만 아니라 장애아동의 비장애 형제도 마찬가지로 장애 형제에게 편중되는 부모의 관심과 애정으로 정서적인 결핍과 피해의식, 자괴감, 친구들의 놀림이나 괴롭힘 또는 그럴 우려 등으로 인해 생기는 스트레스와 수치심, 분노, 과도한 부모의 기대나 장애 형제를 책임져야 한다는 점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장애 부모를 둔 비장애 아동도 역시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며 성장하게 된다. 특히나 부모의 장애가 발달장애라면, 어려서부터 부모로부터 돌봄을 받아야 할 시기에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하고, 조금 커서는 도리어 부모를 돌보는 입장이 되어버리는 데서 오는 부정적인 영향들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짐작을 가능케 한다.

물론 세상 만사가 그렇듯, 장애 부모를 두었다고 하여 무조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릴 때부터 겪는 경험은 다른 사람의 어려움에 대해 남다른 민감성과 공감능력,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기능적인 능력들을 익숙하게 함으로써 도리어 다른 사람들과의 사회적 관계 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뿐만아니라 어려운 환경에서의 성장과 극복 경험이 또래 친구들보다 일찍 철이 들고 성숙하게 만듦으로써 미래에 대한 확고한 목표와 의지를 조기에 확립하고 성취를 위해 노력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장애 부모를 둔 비장애 아이들이 성장과정에서 크든 작든 부정적인 문제는 반드시 겪게 될 수 있으므로, 어떤 문제를 겪게 될 수 있을지 살펴보자.

영화 I Am Sam

경제적 문제

먼저 경제적인 어려움을 들 수 있다. 주거, 음식, 의복, 교육, 여가, 생활용품 등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직업을 갖고 일을 함으로써 돈을 벌어서 충당한다. 그러나 부모가 장애인인 경우 장애로 인해 제대로 된 직업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구할 수 있는 직업에 제한이 많으며, 직업을 갖고 일을 하더라도 장애로 인해 업무 효율이 낮아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를 받고 일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아서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운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많다. 부모의 낮은 소득과 어려운 경제사정은 여러모로 삶의 질을 풍족하지 못하게 만든다.

심리적 문제

장애인 부모 슬하에서 자라며 심리적인 문제를 겪을 수 있다. 장애인 부모를 남들 앞에 보이는 것에 대해 수치심 등을 느낄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채워지지 못하는 부분들, 부모로부터 섬세한 돌봄을 받기보다 도리어 자신이 부모를 돌봐야 하는 상황 등으로 인해 부모에게 원망이나 분노 같은 감정과 동시에 죄책감 등 복합적인 감정에 갈등하게 되기도 한다. 또한 감정적 스트레스가 누적되면서 우울이나 불안, 심리적 위축, 폭력성, 충동성 등 부정적인 심리적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학업적 문제

우리는 갓난 아기였을 때부터 부모와의 부단한 언어적 또는 비언어적 소통을 통해 언어를 습득하고 세상을 알아간다. 하지만 부모가 발달장애인 경우 유창한 언어 구사의 롤모델이 되어주지 못함으로써 언어를 비롯한 기타 발달적 측면에서 부진을 야기할 수 있다.

유아기부터 누적된 사회적 학습의 부진이 학령기까지 이어져 학업적으로 문제를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언급한 경제적 문제나 심리적인 문제들이 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것이다. 

공부에 필요한 서적이나 학습준비물, 학원수강 같은 것들에 제약이 따를 것이며, 심리 정서적인 문제로 인해 공부를 소홀히 하거나 주의집중력이 심하게 저하될 가능성도 있어 이러한 것들이 학업 성취에 영향을 끼치게 될 수도 있다.

신체적 발달 문제

영유아기에 장애 부모의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해 수유나 이유식 등 음식물 섭취에 문제가 있었다면 필수 영양소 섭취라든가, 신체적인 활동의 제약으로 인해 아이의 발육상태나 면역력 형성에도 영향을 끼쳐 각종 질병에 취약하거나 왜소한 체격을 갖게 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궁핍한 가정형편이 충분한 음식물 구매나 취식에 곤란을 겪게 하여 키나 체중 등 신체 발달상에 문제를 가질 수도 있다.

행동적 문제

심리적인 문제와 기타 여러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아이가 비행을 저지르게 될 수 있다. 교사나 친구, 주변 이웃들에게 신경질적이고 폭력적이며 반항적으로 행동할 수 있고, 학교폭력에 연루되는 등 비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다른 사람에게 비춰지는 부모의 장애로 인한 심리적 위축은 대인관계 등 대외적인 활동 전반에 영향을 미쳐 사회적인 고립을 경험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